[부장칼럼]

대학에 갓 입학했던 지난 2021년 3월,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은 채 무턱대고 학보사에 지원했다. 신문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었거니와 기사를 써 본 적도 없었다. 그냥 해보고 싶었다. 학보사 활동이 대학 생활의 꽃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전부였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비대면 학기가 이어졌다. 본교에 어떤 건물이 있는지, 과방은 어딘지, 학생 식당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다. 학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기자란 이름으로 학교 소식을 알리는 기사를 써야 한단 사실에 힘이 빠지기도 했다.

지난해부턴 조용했던 교정에 활기가 감돌며 기자 활동에도 불이 붙었다. 지원했을 당시 꿈꿨던 삶을 살게 된 것 같아 기뻤다. 물론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고통을 덮을 만큼 충분히 재밌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단 속담도 있지 않은가. 함께 입사한 동기들과 신문이란 종이를 맞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학보사 내 인원이 부족해져 한 학기를 연장해 활동하게 됐음에도 거리낌이 없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즐거움이란 강한 동기 부여와 좋은 동료들 덕분이었다. 

본지에서 보낸 2년 반의 여정은 여기서 막을 내린다. ‘학생’과 ‘학보사 기자’란 두 가지 삶의 균형을 맞추느라 때론 넘어지거나 멈춰서기도 했다. 한쪽을 포기해버린 적도 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쓸 수 있어 감사했다. 매주 편집실로 배달되는 다른 학보사 신문을 보며 혼자 애틋해지기도 했다. 이 세상 곳곳에 본지 기자단처럼 땀 흘려 고민하고 있을 청춘이 있단 사실 자체로 든든했다.

후배 기자단 또한 필자처럼 떳떳하고 즐겁게 기자 생활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작가 정용준은 소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작가의 말에 ‘문장을 바꾸면 사실이 달라진다. 표현을 수정하면 감정이 나아진다. 문단을 옮기면 과거와 현재가 바뀐다. 다음을 쓰면 미래가 생겨난다.’라고 썼다. 학내 언론의 목소리는 결코 무용하지 않다. 숙대신보가 쓸 ‘다음 문장’에서, 숙명의 미래는 생겨난다. 바람이나 추측이 아니다. 몸으로 뛰어본 사람이 건네는 확신의 단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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