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 사진관]

언제부턴가 땅을 보며 걷는 게 습관이 됐다. 돌부리에 걸리지 않을까 더러운 것을 밟진 않을까 걱정하며 아주 좁은 발아래 땅만 주시했다. 그렇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면 필자를 기다려 왔던 것들이 한껏 반겨주는 걸 느낄 수 있다. 푸른 하늘과 눈부신 햇빛, 부드러운 꽃들과 풍성한 초록을 경험하며 필자는 조금씩 숙명의 봄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어문 23 임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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