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번 학기 들어 독서에 다시 정을 붙이고 있다. 오래된 만큼 소중한 필자의 취미다. 그러나 한동안 바쁘거나 피곤하다는 핑계로 뒤로하기 일쑤였다. 

필자는 취미가 많다. 각각의 취미에 깊은 조예가 있다고는 말할 수 없어도 저마다 소중하다. 시간과 체력이 한정적이기에 취미는 서로 교환관계를 가진다. 한 가지를 선택하면 다른 취미들은 잠시 미뤄야 한다. 선택의 기준은 사랑하는 정도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필자가 더 많이 사랑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운다.

독서는 의식적인 노력과 꾸준함이 필요한 취미다. 책은 영화처럼 관객을 결말까지 단숨에 이끌어주지 않는다. 대신 독자의 호흡을 천천히 기다린다. 궁금해하고 곱씹고 노력하지 않으면 책 속의 세계는 쉽게 멈추고 만다. 느린 걸음을 반겨주지 않는 현실에선 까다롭고 귀찮은 행동이다. 그럼에도 독서만이 줄 수 있는 소중한 다정과 편안함이 있다.

본지에서의 생활도 마찬가지다. 본지 기자단은 개인 시간을 상당히 많이 포기해야 하고, 밤샘도 무릅써야 한다. 교환관계에 있는 다른 일상들을 뒤로하고 발간을 향해 달려야 한다. 그럼에도 본지에 남아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숙대신보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성취감이다. 포기한 것들의 가치만큼 찬란히 빛나는 8면의 지면은 오로지 숙대신보에만 있다.

본지에서 맞는 또 한 번의 5월이 찾아왔다. 필자에게는 앞으로 11번의 발간이 주어져 있다. 이제는 본지에서의 활동이 당연하고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매너리즘(Mannerism)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동료 기자들이 필자의 지면 디자인을 칭찬해줄 때면 죄책감이 들었다. 이전처럼 치열하게 구성을 고민하기보단 정해진 일정과 의무에 의해서만 작업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했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의 자리에서 한 발짝씩만 더 내디뎌 보기로 했다. 다른 기회들을 포기하고 선택한 가장 좋아하는 일이니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성장하고 싶다.

본지 활동도, 학부 생활도 반환점을 지나 달려가고 있다. 매 순간 도전하는 태도로 임해야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되새기자. 소중한 본지에서의 삶이 습관으로만 남지 않기를, 매 순간 나아가는 방향성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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