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숙케치]

그동안의 해외여행은 어릴 적 한 번 다녀온 베트남뿐이었다. 그때를 회상하면 그저 어른을 따라 쫓아다니며 단순히 먹고 구경했던 기억만 떠오른다. 그리고 8년이 넘게 지난 올해, 친구와 두 번째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누구의 뒤가 아닌 스스로가 앞장서는 여행길이었다.

2월, 점점 날씨가 풀리는 시기에 여행을 하기 수월해 보이는 일본 오사카로 떠났다. 숙소까지 가는데 길을 헤매고, 걷기도 많이 걸었다. 짧은 언어로 타코야끼를 주문하고 길가에 앉아 허기를 채웠다. 힘들었던 만큼 더욱 맛있는 첫 끼였다.

하루 이틀이 지나니 화폐 사용과 교통 이용이 전보다 익숙해졌다. 현지어로 음식을 주문하고 길을 묻는데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식당과 가게에서 직원들과 짧은 대화도 했다. “일본도 스몰 토크(Small talk) 문화가 있나?” 어쩌면 우리가 너무 여행객 같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문화적인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중 하나는 식당과 카페에서 흡연이 가능한 곳이 꽤 많단 것이다. 한 커피숍을 발견해 들어갔다가 자욱한 담배 연기와 냄새에 놀라 다시 나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비흡연자로서 반가운 곳은 아니었다.

여행을 함께한 오랜 친구는 취향이 비슷해 여행 계획을 세우기에도 편했다. 각자의 필름 카메라를 들어 마음에 드는 곳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여행 동안 사진, 맛있는 음식, 커피, 술, 쇼핑 그리고 일상에서 발견되는 문화 특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한국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도 모든 게 색다르고 새로운 것투성이일 것이다. 한국에 입국하고 맞이하는 일상이 나름 새롭고 고맙기도 했다.

며칠 간의 여행 동안 성장했음을 느꼈다. 이방인으로서 타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문화를 즐기며 안전하게 돌아왔다.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해외여행의 가치를 알고 나니, 어릴 적 다녀온 베트남이 떠올랐다. 어른이 돼서 다시 가보는 베트남은 어떨까? 보다 섬세하고 입체적인 기억들이 더해질 여행을 상상해본다.

김가은 영어영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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