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문화]

(사진제공=웨이브)
(사진제공=웨이브)

최근 OTT 서비스에선 연애 프로그램이 열풍이다. ‘하트 시그널’, ‘환승연애2’ 등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그 예다. 참가자들은 제작진이 정한 규칙 안에서 호감이 가는 다른 참가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관계를 발전시킨다. 필요에 따라 다른 참가자에게 전략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도 있고 진심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필자가 소개할 프로그램은 웨이브의 ‘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이하 좋알람)’이다.

해당 프로그램에선 호감 표시를 위해 방송사 측에서 제공하는 앱을 사용해야 한다.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 상대에게 앱에서 하트를 보내면 상대 앱에 알림이 울린다. 성사된 커플 중 최종 하트 수가 가장 많은 커플이 최종 우승한다. 최종 하트 수는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참가자로부터 획득한 하트 개수를 합해 계산한다. 여기까진 다른 연애 프로그램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참가자들이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시기에 좋알람은 다른 길을 간다. ‘팅커벨’이란 남성 참가자가 다른 동성 참가자의 알림을 울린 것이다. 패널들은 당황하기도 잠시, 동성을 선택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단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상기시켰다. 참가자가 자신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참가자가 자신의 전략을 수정하거나 진전시키는 사이 제작진은 여성 참가자 ‘자스민’이 동성 참가자 ‘백장미’에게 마음이 있다고 말하는 인터뷰 장면을 공개하며 시청률에 불을 붙였다. 여러 참가자에게 거짓말을 하면서라도 전략적으로 하트를 얻으려던 자스민은 백장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며 마음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일편단심으로 다른 참가자에게 하트를 보내던 백장미는 자신을 좋아해 준 그를 응원하고자 최종 선택 직전 마지막 하트를 자스민에게 보낸다. 곧 자스민의 화면에 숫자 1이 뜨고, 그는 고개를 들어 백장미를 바라본다.

일반인의 연애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대중의 개입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시청자를 프로그램의 간접적인 참가자로 설정하며 커플의 이야기에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좋알람의 인기는 비단 그것 때문만이 아니다. 최종 커플이 아님에도 자스민과 백장미가 대중의 관심과 애정을 가장 많이 얻은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사람의 관계는 사회가 규정한 ‘정상’과 ‘일반’이 조명하지 못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모여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모든 사람은 고유함으로 빛난다. 고유함이란 빛은 상대를 밝히는 등불이 된다. 백장미의 하트처럼,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기에 ‘하나’는 충분히 크다.

김지현(법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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