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일주일간 작성하던 기사가 인터뷰 불발로 무산됐던 기억이 난다. 기자는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직업임에도 필자에게 이런 상황은 한 번도 익숙해진 적이 없었다. 어쩌다 기사가 잘 완성됐다고 해도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내가 쓴 기사가 틀렸으면 어떡하지, 정정 요청이 오면 어떡하지’ 쉬이 마음이 놓였던 적이 없다. 기사 한 줄의 무게가 무겁게만 느껴져 내려놓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기자란 꿈을 품고 무작정 뛰어든 학보사였다. 도중 기자라는 꿈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 불안했다. 꿈에 그리던 생활과는 동떨어진 현실이었다. 글솜씨가 좋아 글을 빨리 쓰는 동료 기자들을 보며 ‘난 그만 접어야겠구나’ 자책하기도 했다. 실제 취재란 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단 것도 여러 차례 확인했다. 본지에서 기사가 발간되는 과정 중 쉬운 것은 어느 하나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 필자는 차장이란 자리까지 오게 됐다. 그 과정에서 활동에 진심으로 애정이 생겼다. 본지에서 있을 불확실한 미래는 여전히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하지만 이젠 마냥 불안한 것만은 아니다. 어떤 일이 펼쳐질지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 기사를 작성하며 사전에 공부했던 지식을 인터뷰이에게 생생하게 들을 때 즐겁다. 캠퍼스에서 만난 학우가 기사에 대해 따뜻한 말을 건네줄 때 뿌듯하다. 이런 사소한 기억들이 모여 힘든 발간을 버틸 수 있다. 문득 학보사 생활도 인생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뿌듯했던 경험들이 힘든 시간을 버티고 견딜 힘이 되기 때문이다.

만화 「슬램덩크」엔 “널 위해 팀이 있는 게 아니야. 팀을 위해서 네가 있는 거다”란 유명한 대사가 있다. 솔직히 지금까지 필자는 본인의 기사를 끝내기에만 급급했다. 동료 기자들에게 일이 어렵다며 투덜댔던 적도 많았다. 그들도 필자와 같이 무거운 짐을 함께 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학기 필자는 팀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숙대신보’란 팀과 같이 앞으로 나아가는 기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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