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 사진관

 

이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 뒷걸음질 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누군가를 죄인처럼 쳐다볼 필요도 없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색하게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일도 없어진다. 대신 그 하얀색 네모가 만들어왔던 공백 사이 사이를 새롭게 채워나갈 웃음 자국을 상상해 본다. 할머니의 활짝 웃는 모습 하나, 잔뜩 몰입한 어린아이의 앙다문 입술 하나에 하루 동안 쌓인 긴장과 불안이 녹아내리길 바란다. 표정 하나하나를 보고 새어 나온 작은 실소가 더 큰 웃음 자국이 돼 공간을 가득 채워나갈 날들을 기대한다.

홍보광고 19 황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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