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책갈피

(사진제공=민음사)
(사진제공=민음사)

정말 말하고 싶지만 목구멍 끝에 걸려 나오지 않는 말이 있다. '그 말은 꺼내면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 숨어 있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린 이루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을 느낀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문장이 많지만 말더듬증이 있어 단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일기는 이야기가 되고, 소년은 어느새 자신을 위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된다. 이 소설은 표면적으론 열네 살 소년이 언어 교정원에 다니면서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소년이 세상과 공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투쟁기다. 소년은 폭력과 편견 속에서 주먹이 아닌 펜을 꺼내 드는 삶을 살기로 한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 라고 쓰기 위해서.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