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호

처음이란 단어엔 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한다. 온갖 처음이 기다리고 있을 대학생활을 한발 앞서 경험해본다면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을까. 새 학기를 앞두고 머릿속이 온통 물음표일 새내기를 위해 지난 8일(수), 두 명의 23학번 신입생들과 교정을 돌아다니며 하루를 보냈다. 풋풋한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그날의 체험기를 공개한다.


설레는 등굣길, 만나서 반가워요 

▲제2창학캠퍼스 정문 앞에서 학우들이 기자의 안내를 듣고 있다. 상기된 표정으로 체험을 시작하는 웃음이 밝다.
▲제2창학캠퍼스 정문 앞에서 학우들이 기자의 안내를 듣고 있다. 상기된 표정으로 체험을 시작하는 웃음이 밝다.

오전 10시. 입학을 앞둔 박민(영어영문 23) 학우, 하예은(중어중문 23) 학우와 만난 곳은 스타벅스 숙명여대정문점. “입학 축하해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활짝 웃으며 기자들과 인사했다. 그들의 눈은 시작의 설렘으로 빛이 났다. 두 학우는 오래전부터 본교 입학을 꿈꿔왔다. 하 학우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휴대폰 뒤에 교표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다. 면접 당일, 3년 내내 꿈꾸던 학교를 실제로 마주했을 때 엄청난 기쁨을 느꼈단다. 박 학우는 오늘을 위해 대구에서 첫차를 타고 왔다. 그는 “숙명에서 인생 제2막을 펼치고 싶어요”라며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두 학우에게 학교까지 어떻게 왔는지 물었다. 관악구에 사는 하 학우는 남영역에서 내려 용산04번 버스를 타고 왔다. 박 학우는 숙대입구역에서 학교까지 걸어왔다. 수업이 임박했을 땐 하 학우처럼 버스를 이용하길 추천한다. 숙대입구역에서 8번 출구를 나와 굴다리를 걸으면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그곳에서 용산04번을 타면 된다. 10번 출구로 나왔다면 갈월동 지하차도를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자. 오른쪽엔 용산04번, 앞쪽엔 400번 버스 정류장이 보일 것이다. 버스를 타면 도서관 앞, 정문 앞, 후문 앞에서 내릴 수 있다. 학기 중엔 형형색색의 과잠을 입고 수업을 가는 학우들로 버스 안은 인산인해다. 제1캠퍼스와 제2창학캠퍼스가 만나는 언덕까지 펼쳐진 길은 ‘순헌황귀비길’이다. 폭 15m, 길이 630m의 이 길은 여유롭게 올라오면 약 15분이 걸린다. 시간이 있다면 아기자기하게 거리를 채운 가게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강의실 앞에서 박민(영어영문 23) 학우가 시간표를 확인하며 하예은(중어중문 23) 학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의실 앞에서 박민(영어영문 23) 학우가 시간표를 확인하며 하예은(중어중문 23) 학우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새내기들과 하루를 보내기 전, 새 학기 시간표 이야기를 나눴다. 아직 수강신청까진 여유가 있었지만 두 학우는 이미 시간표 구성을 마친 상태였다. 시간표를 짜며 가장 고민하는 건 역시 공강일이다. 박 학우는 “금요일 공강을 만드는 게 쉬울까요?”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전공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본교는 금요일에 상대적으로 수업이 적은 편이다. 새내기들의 또 다른 걱정은 ‘영어교양필수(이하 영교필)’. 과제, 발표, 시험까지 모두 영어로 이뤄지는 수업이지만 개인의 수준에 맞춰 분반이 배정되기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정 점수 이상의 공인어학성적이 있다면 영교필 수강이 면제된다. 두 학우는 자신이 신청할 강의를 기대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에 접속해 서로의 시간표를 비교하기도 했다. 

선배송이 따라 제1캠퍼스 한 바퀴 
오전 11시. 본격적으로 학교를 둘러볼 시간이다. 학기 중엔 수업을 듣는 학우로 교정이 가득 찬다. 방학 중인 지금은 비교적 한산했다. 캠퍼스 구석구석 새 단장 하는 곳도 있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방을 살펴보는 두 학우. 그들과 함께 제1캠퍼스와 제2창학캠퍼스를 잇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저 멀리 교색 ‘숙명블루’로 칠해진 푸른 기둥의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숙명의 상징인 순헌관이다. 건물을 향해 걸어가다 보면 좌우로 작은 정원이 펼쳐져 있다. 봄여름엔 초록, 가을엔 단풍으로 물드는 이곳은 사계절 내내 숙명인의 휴식 공간이다. 순헌관 앞에 다다르자 하늘을 향해 횃불과 책을 든 동상이 눈에 띄었다. 항상 학우들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동상에선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동상의 손에 들린 횃불과 책은 전진하는 숙명인의 진취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순헌관 6층 옥상정원에서 학교 전경을 보며 감탄하고 있다.
▲순헌관 6층 옥상정원에서 학교 전경을 보며 감탄하고 있다.

동상을 뒤로 하고 순헌관 입구에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향했다. 6층엔 탁 트인 학교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옥상정원이 있다. 정원에 들어서자 학우들의 감탄이 터져 나왔다. 박 학우는 “학교가 한눈에 보여 정말 좋네요”라고 말했다.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학교 건물이, 왼쪽으로 돌리면 남산서울타워가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엔 제2창학캠퍼스 건물까지 잘 보인다. 멀리 ‘숙대에서 여행박사 보이나요’란 전광판 광고도 눈에 띄었다.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아래층도 가보기로 했다. 먼저 4층 휴식공간 ‘스낵코너’를 둘러봤다. 누구나 들를 수 있는 스낵코너에선 수업 전후로 간단한 간식을 먹을 수 있다. 강의실로 빽빽한 2층과 3층을 지나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새로운 공간이 펼쳐졌다. 지하엔 보건의료센터와 교직원식당, 순헌관 지하 카페가 있다. 학우들의 떨어진 당을 채워주는 지하 카페는 현재 공사 중이다. 오는 3월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올 예정이다. 

수업이 가장 많이 열리는 명신관으로 갈 차례다. 명신관엔 강의실, 과방, 학회실, 라운지(Lounge)가 있다. 학교 지리에 낯설 두 학우를 위해 지름길을 소개했다. 순헌관에서 명신관으로 가려면 언덕길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지름길을 이용한다면 손쉽게 명신관 후문에 다다를 수 있다. 순헌관 3층엔 진리관으로 이어진 통로가 있다. 통로를 따라 밖으로 나가면 이동 시간이 줄어든다. 진리관을 나와 도착한 곳은 명신관 2층. 잠시 휴식 명소인 2층 정순옥라운지에 들렀다. 여기선 검색용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신발을 벗고 마루에 앉아 쉴 수 있다.
 

▲강의실 앞에서 하예은(중어중문 23) 학우가 ‘헤이영 스마트 캠퍼스’ 앱을 켜고 출석 체크를 연습하고 있다.
▲강의실 앞에서 하예은(중어중문 23) 학우가 ‘헤이영 스마트 캠퍼스’ 앱을 켜고 출석 체크를 연습하고 있다.

한층 한층 계단을 오르다 발걸음이 멈춘 곳은 명신관 525호 계단식 강의실. 두 학우는 처음 보는 계단식 강의실을 신기하다는 듯 살폈다. 커다란 강의실 앞에서 출석 연습을 해봤다. 본교의 출결 관리는 ‘헤이영 스마트 캠퍼스(이하 헤이영)’ 앱으로 이뤄진다. 수업 시작 10분 전후로 출석 체크를 해야 한다. 10분이 지나면 지각 처리되니 주의해야 한다. 헤이영으로 유고 결석 처리도 가능하다. 증빙 자료를 첨부해 신청하면 출석으로 인정된다.

밥은 먹고 공부합시다
오후 12시. 오전 내내 교정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명신관 지하 2층에 있는 학생 식당 ‘미소찬’으로 향했다. 이곳에선 컵밥, 돈까스, 중식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한다. 지금은 방학 중 공사로 식당이 텅 비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학교 밖으로 발길을 돌렸다. 박 학우는 “한식을 좋아해요”라며 “집밥을 먹는 듯한 학교 근처 맛집을 추천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고민 끝에 도착한 곳은 정문에서 7분 거리에 있는 한식집 ‘까치네’. 학우들 사이에서 순두부찌개에 쫄면 사리가 들어간 ‘쫄순’으로 유명한 곳이다. 쫄순과 돈까스가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를 주문해 맛있게 먹었다.

 

▲중앙도서관 2층 힐링 존(Healing Zone). 기자의 요청에 조금은 긴장된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중앙도서관 2층 힐링 존(Healing Zone). 기자의 요청에 조금은 긴장된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5층 생각마루에선 청파동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풍경을 사진에 담는 학우들이다.
▲5층 생각마루에선 청파동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풍경을 사진에 담는 학우들이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뒤 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헤이영 모바일학생증 QR코드를 찍으면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다. 1층에 들어서니 커다란 통유리창에서 햇살이 쏟아졌다. 입구 맞은편 신한로비에선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왔다. 중앙도서관은 혼자 와도 좋고, 여럿이 와도 좋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화존'과 그렇지 않은 '정숙존'이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1층 신한로비, 2층 전체, 5층 CC 플라자는 대화존이다. 1층 세계여성문학관, 3층과 4층 열람실, 6층 S열람실은 조용히 독서와 공부를 할 수 있는 정숙존이다. 
 

▲2층 G21 그룹스터디룸에서 두 학우가 기자의 교양 수업 추천을 열심히 경청 중이다.
▲2층 G21 그룹스터디룸에서 두 학우가 기자의 교양 수업 추천을 열심히 경청 중이다.

조별 과제 공간을 궁금해하는 학우를 위해 그룹 스터디룸을 이용해봤다. 전날 헤이영으로 예약한 2층 G21 스터디룸에 들어섰다. 책상과 의자 외에도 모니터, 조명이 갖춰져 작은 방송국이 연상됐다. 조별 과제를 하는 대신, 학우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대화 주제는 ‘선배가 추천하는 꿀교양 수업’. 기자는 교양 선택 과목 ‘사랑과 헌법’ ‘교양요가’를 적극 추천했다. 한참을 떠드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음 행선지인 5층 CC플라자 생각마루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야외학습공간 생각마루는 청파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숨은 야경 명소다. 두 학우는 벤치에 앉아 동네 풍경을 한 컷의 사진으로 남겼다.

놀 줄 아는 숙명인이 되고 싶다면

▲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흥완군 복식의 여정’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흥완군 복식의 여정’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오후 3시. 활자 가득한 도서관을 벗어나 이젠 문화생활을 즐겨보자. 학우들과 교내에 있는 전시관을 방문하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나와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백주년기념관이 보였다. 이곳 1층의 숙명역사관에선 ‘황실의 꿈, 겨레의 얼, 숙명의 힘’이란 이름의 상설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박 학우는 역사관 입구를 장식한 숙명의 푸른 깃발을 바라보며 “이제야 입학한 실감이 나요”라고 말했다. 밖으로 나와 르네상스플라자로 향했다. 르네상스플라자는 본교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꼽힌다. 지하 2층엔 문신미술관, 지하 1층엔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1층엔 정영양자수박물관이 있다. 문신미술관에선 우리나라 대표 조각가이자 화가인 문신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영양자수박물관은 각종 섬유예술 작품을 소장 중이다. 학우들과 함께 향한 곳은 지하 1층 숙명여자대학교 박물관. ‘흥완군 복식의 여정’ 전시가 한창이다. 1982년 본교에 기증된 흥완군의 총천연색 전통 복식은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냈다. 전시를 관람하며 개화기 시절 관복을 두른 관료가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대학 생활의 꽃은 역시 동아리 활동이다. 두 학우도 어떤 동아리에 가입할지 여러 차례 조언을 구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동아리방이 모여있는 학생회관으로 갔다. 학생회관은 학기가 시작되면 본교 어느 건물보다 가장 활발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현재 본교 중앙동아리 수는 총 58개, 리더십그룹은 총 32개다. 대부분의 동아리방은 학생회관에 있다. 본지 편집실도 3층에 있다. 학생회관에 들어선 두 학우는 연신 신기하단 반응을 보였다. 두 학우는 “동아리는 언제 모집해요?” “연합동아리엔 어떤 게 있어요?” “리더십그룹이랑 중앙동아리를 병행할 수 있나요?” 등 여러 질문을 이어가며 새내기다운 열정을 보였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두 명의 새내기와 함께한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이것저것 묻던 이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오늘이 아니었다면 학교를 아는 데 3년은 걸렸을 거예요”라 말하던 박민(영어영문 23) 학우. 이 기사를 읽는 새내기도 조금이나마 학교와 가까워졌기를 기대해 본다. 숙명에서 새로운 꿈을 키워나갈 23학번 여러분의 힘찬 미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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