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지난 몇 년간 우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몸소 체감했다. 폭염,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은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단 경각심을 심어줬다. 코로나19는 몇 년간 세계를 공포에 빠뜨렸다. 동시에 코로나19가 기후위기의 일환이란 분석이 보도됐다. 사람들은 무분별한 인간 활동의 위험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필자는 친환경 제품, 분리수거 등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느낀다.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지구적 차원에서 다양한 행위자의 협력이 필요하단 것을 암시한다.

‘ESG’ 열풍과 함께 기업은 친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선도하는 미래 세계의 건설자 역할을 자처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이는 기업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 요소다. 근 몇 년 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패러다임(Paradigm) 전환이 이뤄졌다. 많은 기업이 ESG를 적극 수용했다. 그 중 환경에 초점을 맞춰보자. 대표적인 사례로 ‘스타벅스(Starbucks)’가 종이 빨대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편의점 ‘CU’에선 무라벨 페트병을 제작했으며 화장품 업체 ‘에뛰드(Etude)’는 비건 화장품을 만들었다. ‘이마트’는 과일과 채소 상품 포장에서 재생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운영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러한 ESG 경영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과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부작용으로 ‘그린워싱(GreenWashing)’ 문제가 대두된다. 캐나다 친환경 컨설팅사 ‘테라초이스(Terrachoice)’에 의하면 그린워싱은 겉으로만 친환경 정책 또는 이미지를 표방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론 친환경적이지 않거나 검증되지 않은 애매한 친환경적 홍보를 뜻한다. 기업은 ESG란 이름을 내세워 친환경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활용한다. 그린워싱은 기만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사회를 눈속임한다. 이는 기업의 도덕성 훼손과 소비자의 알 권리 침해 행위다.

우린 그린워싱에 속고 있지 않은지 의심해야 한다. 친환경이란 상표에 속아 자신의 소비를 합리화하고 구매한 텀블러가 집에 쌓여있지 않은가. ‘n만원 이상 구매 시, 텀블러 증정’이란 광고 문구에 속아 넘어간 적은 없는가. 불필요한 텀블러의 마케팅용 대량생산이 친환경일까. 친환경 굿즈(Goods)를 끼워팔며 이벤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스타벅스는 계절마다 음료를 마시면 MD(Merchandise) 상품을 증정하는 ‘프리퀀시 이벤트(Frequency Event)’를 진행한다. 그러면서 ‘다회용’ ‘친환경’ 상품이라고 선전한다. 이는 진짜 환경을 고려하기보단 기업의 영업 이익만을 도모한 수박 겉핥기식 정책에 불과하다.

친환경 시대에 기업과 같은 단체의 행동은 필수적이다. 기업의 도움 없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최근 기업들이 보여주는 친환경 제품 생산은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친환경이 상품화될 경우 그린워싱 문제가 발생한단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업의 적극성과 진정성 촉구를 위해선 소비자와 사회의 관심이 늘어나야 한다. 선의에서 비롯된 에코백과 텀블러 사용에서 나아가 진짜 필요한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린워싱 문제에 관심을 갖고‘소비자-기업-사회’ 간 진정한 환경 거버넌스 수립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외교 21 장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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