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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수사
강미경 기자  |  smpkmk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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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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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스릴러 영화 <추격자>에는 관객들에게 초조함과 짜증 섞인 탄식을 자아내게 했던 장면이 있다. 바로 극 중 미진이 죽음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을 부르지만, 출동해야할 경찰들은 차 안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장면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다. 지난 달 26일 일산에서 초등학생 납치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경찰은 엘리베이터 CCTV 검사도 하지 않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자칫 한 아이의 인생이 잘못될 수도 있었던 이 사건을 6일 동안이나 방치했다. 이렇게 며칠씩이나 지연되던 수사는 대통령의 불호령으로 특별수사반이 꾸려진지 6시간 만에 범인을 검거하며 간단하게 끝이 났다. 한편, 이 사건의 용의자가 약 석 달 전에도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으나 경찰은 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져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건들은 연일 뉴스와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 납치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수사를 하지 않아 20대 여성 집단 성폭행을 방치한 일, 사건 현장의 근거리에 있는 파출소에서 출동하는데만 40분 이상이 걸려 현행범을 놓친 일, 경찰이 한눈을 판 사이 파출소 앞에서 범인을 놓친 일 등 최근 연이은 경찰들의 기강해이와 늑장수사는 큰 사건이나 동일 범죄의 반복 등 안타까운 결과를 낳고 있다.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절도ㆍ폭행ㆍ강간ㆍ납치. 그리고 그러한 범죄의 생명력을 연장시켜주는 늑장 수사와 사건 은폐…. 결국 시민들은 이제 더는 경찰에게만 치안을 맡겨둘 수 없다며 직접 범인 검거에 나서거나 사설 경비업체를 고용하는 등 ‘안전 네트워크’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에게 가장 신뢰를 받아야할 경찰이 불신의 대상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요즘이다.


우리들의 안전 의식 불감증보다 무서운 경찰들의 ‘치안’ 의식 불감증. 지금부터라도 반드시 뿌리 뽑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요즘처럼 무서운 세상’이 아닌 ‘요즘처럼 살기 좋은 세상’을 선물해 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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