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며 제로식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건강(Health)과 기쁨(Pleasure)의 합성어로 건강 관리를 하면서도 즐거움을 놓지 않는단 의미다. 식품업계에선 저칼로리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앞다퉈 제로칼로리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황선진(한국어문 22) 학우는 “단맛을 내기 위해 제로식품에 어떤 성분이 첨가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제로식품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제로식품의 원리를 파헤쳐보자.

 

영양표기로 본 제로식품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표시사항별 세부표시기준’에 따르면 제로식품은 열량이 없거나 극히 적은 식품을 의미한다. 완전히 0kcal가 아니더라도 식품 100mg(100mL)당 5kcal 미만인 경우 제로칼로리(0kcal)로 표기가 가능하다. 식품업계에선 열량을 ‘제로 칼로리’로 표기해 제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고자 인공감미료를 제품에 첨가했다. 홍광석 나랑드 사이다 브랜드매니저는 “본사 제품개발연구원에선 설탕을 감미료로 대체해 당을 낮추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며 “제품에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나랑드 사이다 제로’는 100mL당 0.23kcal인 낮은 수치로 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로식품과 일반식품은 당류, 칼로리, 나트륨, 감미료에서 차이가 있다. 250mL '코카콜라 제로(이하 제로콜라)'와 '일반 코카콜라(이하 일반콜라)'를 살펴보면 제로콜라의 당류와 칼로리가 더 낮다. 일반콜라의 당류는 27g인 반면 제로콜라는 0g이다. 또한 일반콜라의 칼로리는 108 kcal지만 제로콜라는 0kcal다. 나트륨과 감미료는 15mg 인 제로콜라가 15mg으로 일반콜라보다 높게 나타났다. 제로식품은 낮은 칼로리를 유지하면서도 단맛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감미료를 사용한다. 제로콜라와 같은 제로식품엔 수크랄로스(Sucralose)와 아스파탐(Aspartame)과 같은 인공감미료가 첨가된다.

인공감미료는 0.1g만으로도 설탕과 비슷한 수준의 단맛을 낸다. 수크랄로스와 아스파탐은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공감미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더 달다. 콜라 한 캔은 총 160 kcal로 보통 1g당 4kcal인 설탕이 약 40g 들어간다. 반면 아스파탐은 0.1g만 넣어도 설탕과 같은 단맛을 낼 수 있어 0.4kcal로 콜라를 만들 수 있다. 이외에도 아세설팜칼륨(Acesulfame), 에리스리톨(Erythritol), 액상알룰로스(Allulose) 등 다양한 인공감미료가 사용되고 있다.

 제로식품, 단점도 Zero일까?
제로식품은 설탕이 들어가는 일반식품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 제로식품은 칼로리가 낮으면서 일반식품과 유사한 맛을 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당뇨 환자의 보조제로 제로식품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제로식품은 설탕 섭취를 원하지 않거나 건강을 중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다.

제로식품이 체중 증가를 야기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2021년 의학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Jama Network)’는 제로식품이 오히려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선 인공감미료가 식욕을 증진하는 뇌 시상하부를 자극한단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연구팀에 따르면 맛과 관계없이 설탕물은 뇌에 자극을 줘 도파민(dopamine)을 분비한다. 제로칼로리 음료 섭취 시 일반음료를 마셨을 때와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해 뇌가 인지부조화를 느끼게 된다. 칼로리 부족을 느낀 뇌는 식욕을 돋워 더 많이 먹도록 지시한다. 

제로식품의 인공감미료로 인해 우리 몸의 체질이 바뀔 수 있단 주장도 있다. 미국 마르케트대(Marquette University) 연구팀은 쥐를 이용해 인공감미료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그들은 실험을 통해 인공감미료가 장 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아스파탐이 함량된 식단을 쥐에게 제공했다. 일정 시간 후 인공감미료를 섭취한 쥐의 장에선 유익균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로 인해 장내 미생물의 종류가 기존과 변화하고 전신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차세대 감미료 미리보기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는 천연감미료가 인공감미료의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제로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감미료는 자일로스(Xylose), 알룰로스(Allulose) 등이 있다. 천연감미료는 인공감미료보다 칼로리가 낮으면서 지방 합성을 억제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단 특징이 있다. 자작나무와 대나무에서 추출되는 자일로스는 소화 기관에서 적게 흡수돼 섭취 후 대부분이 몸밖으로 배출된다.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내는 알룰로스는 무화과, 포도에서 추출된다. 최근 동아오츠카에선 천연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음료에 활용한 ‘오란씨’를 상품화하기도 했다. 

인공감미료, 천연감미료 외에 자연추출물을 공정해 만든 신형감미료 또한 주목받고 있다. 
신형감미료는 스테비아(Stevia)와 몽크프룻(Monkfruit) 등이 대표적이다. 스테비아 속에 있는 물질인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는 설탕보다 200배 이상 달다. 스테비오사이드는 스테비아 잎의 건조하고 추출해 얻을 수 있다. 스테비아는 롯데네슬레코리아가 출시한 커피 ‘네스카페 허니골드’에도 사용됐다. 몽크프룻은 나한과를 가공한 감미료로 설탕의 200배 정도의 당도를 지닌다. ‘부작용이 없는 신형감미료’ 알려져 대중 사이에서 관심받고 있다.

제로식품은 음료를 넘어 과자,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로 음료와 달리 과자, 아이스크림엔 인공감미료인 ‘말티톨(maltitol)’이 많이 사용된다. 말티톨은 설탕의 70% 이상 단맛을 내며 설탕 칼로리보다 60% 낮다. 말티톨은 당으로부터 유도된 화합물로 사탕, 과자와 같은 제품에 단 맛을 첨가할 때 사용된다. 국내 식품 업계에서 제로 식품이 인기를 얻자 지난 5월 롯데제과에선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로 초콜릿 쿠키’, ‘제로 후르츠 젤리’, ‘제로 카카오 케이크’ 등이 포함됐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약 2189억 원으로 지난 2019년 452억 원보다 무려 5배 성장했다. 앞으로 제로식품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자가 단맛의 총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적정량의 제로식품을 섭취해 건강 유지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설탕 대체재 연구 동향」 ,한국식품연구원
「Nonnutritive Sweeteners and Neural Reward Response in Women and Individuals With Obesity」 ,Stephanie Kullmann 
「Why Zero-Calorie Sweeteners Can Still Lead to Diabetes and Obesity」 ,Brian Hoff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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