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란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돼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직업이다. 한국일보에서 사회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윤한슬(프랑스언어문화 16졸) 동문은 경찰서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의 보도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 지난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본지에서 79기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학보사 기자가 메이저 언론사 기자가 되기까지. 기자 외길인생 윤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윤한슬 기자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언론인의 꿈을 키운 윤한슬(프랑스언어문화 16졸) 동문은 본지 활동을 통해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언론인이 되고 싶었던 그는 중학생 때부터 방송부에서 활동했다. 대학교 1학년 땐 다양한 언론 분야에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 본지에 입사했다. 그는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기자란 직업에 흥미를 느꼈다. 윤 동문은 “숙대신보 활동을 통해 ‘기자가 제 성향과 잘 맞을 것 같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당시 본지에서 여성부장직을 맡았던 윤 동문은 여성 문제와 관련한 여러 기사를 작성했다. 그중 하나는 지난 2011년 3월 15일(화) 발간된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폐지와 재편 반복... 위기에 처한 총여학생회’란 기사다. 윤 동문은 해당 기사를 통해 총여학생회의 존폐 논란에 대한 여학우, 남학우, 총여학생회의 입장을 분석했다. 그는 기사가 발행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동문은 “과거엔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해 논리적인 토론이 가능했어요”라며 “요즘엔 여성 문제라면 무조건 차별적인 구도로 바라봐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졌죠”라고 말했다.

윤 동문은 본지에서 갑작스런 취재 일정 변경에도 끝까지 기사를 마무리했던 경험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10년 9월 14일(화) 당시 본교는 여대 최초 육군 학군사관후보생(ROTC) 시범대학에 선정됐다. 지면에 실을 기사 주제 선정이 완료된 후였지만 윤 동문은 해당 내용을 보도하기로 했다. 그는 급한 일정에도 기사 마감 당일 국방 관련 교수님을 찾아가 인터뷰했다. 그는 “시간이 촉박했지만 동료 기자들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신문을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본지 동기들과 프랑스 파리로 해외 탐방을 다녀온 뒤 기자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숙명 글로벌탐방단을 통해 윤 동문은 파리의 저널리즘 스쿨(Journalism School)과 방송국을 견학했다. 이후 그는 프랑스 교육기관 ‘에섹(ESSEC)’을 방문한 내용을 담아 ‘프랑스 비즈니스 스쿨 ‘에섹(ESSEC)’을 가다’란 기사를 보도했다. 그는 “견학 간 저널리즘 스쿨에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라며 “언론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 저널리즘 스쿨 산하 학교로 교환학생도 다녀왔죠”라고 말했다. 그는 교환학생 활동을 통해 기사 작성법, 문법, 발성법,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다. 그는 “문화 수업에서 패션 전시회를 취재하러 간 경험이 있어요”라며 “전시회에서 취재한 내용을 기사로 작성해 실제 신문 지면처럼 구성하기도 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회부 기자를 계속하는 이유
윤 동문은 역동적인 근무환경이 좋아 사회부 기자가 됐다. 사회부에선 매일같이 발생하는 새로운 일을 쫓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따라서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직종의 사람을 인터뷰할 수 있단 특징이 있다. 날씨나 장소에 상관없이 취재를 나가야 한단 단점도 있다. 그는 “사회부는 야외 취재가 많아 겨울에 특히 힘들어요”라며 “집회가 열리면 그 자리에서 타이핑을 쳐야 하는데 손이 얼어 안움직이는 일이 다반사죠”라고 설명했다.

본교 졸업 후 기자 활동을 계속해온 윤 동문은 화제의 인물을 찾아 인터뷰한 경험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그는 상소문의 형식으로 사회를 풍자한 국민청원을 올린 조은산(필명) 씨를 찾아냈다. 조 씨는 과거 윤 동문이 조 씨에 대해 작성한 기사를 읽고 감상 메일을 보낸 독자 중 한 명이었다. 윤 동문은 “조 씨는 다른 독자들과 달리 기사 내용에 대한 소감이 아닌 ‘조 씨는 글을 못 쓰는데 기자님은 글을 잘 쓴다’며 저를 칭찬하는 메일을 보내왔어요”라며 “청원 속 글을 언급하는 내용을 보고 조 씨 본인이란 느낌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모든 사람들이 찾고싶어한 조 씨를 직접 알아내고 인터뷰까지 진행해 기억에 남아요”라고 덧붙였다.

언제나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기자의 의무가 때론 힘들기도 하다. 윤 동문은 경찰서를 드나들며 범죄 관련 기사를 작성한다. 특히 그는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다룰 때 마음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윤 동문은 “유족들이 슬퍼하고 있는 상황에도 기자는 사건에서 한 발짝 떨어져 취재를 이어나가야해요”라며 “사건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제 일을 해야 한단 점이 때론 어렵죠”라고 말했다.

취재에 즐거움을 느끼는 윤 동문은 기자가 천직이다. 기자는 기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윤 동문은 몸으로 직접 뛰며 취재하는 일이 본인의 성향에 잘 맞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이 일은 기자만이 할 수 있단 생각을 할 때 원동력이 돼요”라며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그런 환경이 좋아요”라고 말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윤 동문은 모교에 대한 기사일지라도 중립적으로 판단하고 취재하려 노력한다. 그는 공과 사를 구분해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사건을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대 최초 공군 학군사관후보생(이하 ROTC)’ 및 ‘김건희 석사 논문 조사’ 등 본교와 관련한 기사를 작성한 경험이 있다. 그는 “좋은 사안에 대한 기사를 작성할 땐 모교가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아 뿌듯해요”라며 “반면 안 좋은 기사는 무거운 마음으로 작성하게 돼요”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럼에도 공과 사를 구분하며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죠”라고 덧붙였다.

사회부 기자는 양측의 입장 대립을 다루는 기사가 많아 중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은 언론인이 실천해야 할 윤리 규범 중 하나로 공정보도를 제시한다. 이에 따라 기자는 정확한 사실 파악이 이뤄진 후에 보도해야 한다. 서로의 주장이 다를 땐 해당 의견이 대립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윤 동문은 “기사에 실리는 분량엔 차이가 있을지라도 취재 과정에선 양측의 얘기를 충분히 듣는 것이 중요해요”라고 강조했다.

윤 동문은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직업의 장단점을 고려해 신중히 선택할 것을 조언한다. 매체에서 기자는 사명감을 갖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실제로 일간지 언론사 기자는 취재 일정이 촉박해 대부분 주말에도 바쁘게 일한다. 윤 동문은 “미디어 속 비춰지는 기자의 모습은 현실과 달라요”라며 “이러한 괴리 때문에 신문사에 입사해도 얼마 다니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기자란 직업이 가진 특별한 장점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다양한 취재원을 만날 기회가 주어지고 그들과의 만남을 자양분 삼아 성장할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윤 동문은 대학교에서 학보사 기자로 활동해볼 것을 추천한다. 그는 신문 마감이 있는 주마다 동기들과 밤을 새며 본지를 만들었다. 그는 대학 학보사 기자들에겐 대학생임에도 기자 신분으로 활동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고 이야기한다. 윤 동문은 “일반 대학생이 한 기업의 대표와 같은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죠”라며 “숙대신보에서 활동하면서 기자가 아니었다면 실제로 볼 일이 없었을 많은 사람들과 만났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본지를 비롯한 학보사는 기자들 및 주 독자층이 20대 청년이다. 이에 기성 언론과 다른 학보사만의 신문이 만들어질 수 있다. 그는 “제가 숙대신보에서 작성한 기사들을 돌이켜보면 현직 기자들도 작성할 수 있는 글인 것 같아 아쉬워요”라며 “학보사 기자들은 20대 학생들만이 쓸 수 있는 기사들을 썼으면 좋겠어요”라고 언급했다.
 

 

윤한슬(프랑스언어문화 16졸) 동문은 취재를 시작할 때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기자는 본인이 다루는 기사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기자들은 오늘도 독자들에게 필요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도 윤 동문이 전하는 사회 소식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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