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기준 글로벌 OTT 플랫폼(Platform) 넷플릭스(Netflix)의 전 세계 구독자 수는 2억 136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달마다 돈을 내고 동영상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월결제 서비스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매월 결제하는 ‘구독’의 유행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대세가 된 구독경제
구독이란 독자가 재화 및 서비스를 일정기간 동안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이나 잡지 정기 구독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유튜브(Youtube) 채널이나 정기배송에 구독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등 구독 매체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단순 판매 방식을 구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구독경제는 기업의 안정적인 매출에 크게 기여한다”며 “현재 전세계 모든 기업이 구독 방식으로 변화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면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구매 방식을 전통경제라고 한다. 이는 소비자가 판매점에 들러 물건을 구매해 가져가는 제일 기본적인 방법이다. 반면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할 수 없고 서로 공유하는 공유경제도 존재한다. 한 제품을 여러 명의 소비자가 공유해서 사용하는 소비 형태론 에어비앤비(Airbnb), 서울자전거 따릉이가 대표적이다.
구독은 공유경제가 확대된 개념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스트리밍의 경우 서비스 이용을 위해 매달 돈을 결제해야 하지만 음원 파일을 소유할 순 없다. 하나의 아이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의 개수가 제한돼 타인과의 공유도 어렵다. 이러한 방식을 구독경제라고 부른다. 구독경제는 ▶무제한 이용형 ▶정기배송형 ▶렌털형으로 나뉜다. 음원 스트리밍과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OTT 플랫폼(Platform)은 무제한 이용형에 해당한다. 구독경제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정기배송형은 생리대, 꽃 등의 제품을 정해진 기간마다 소비자에게 배송해주는 형태다. 렌털형엔 정수기, 공기청정기가 있다.
구독경제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최신 기술을 사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는 구독자 확대에 일조한다. 조혜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상생협력연구실 연구위원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 서비스는 고객 만족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구독경제만의 차별점으로 이어진다. 이태린(가족자원경영 20) 학우는 “구독하는 서비스 중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선호한다”며 “취향에 맞는 동영상을 추천받은 경험을 통해 해당 플랫폼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구독경제는 한 번의 구매로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지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모든 것을 ‘구독’하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구독 서비스는 MZ세대부터 노인세대까지 사로잡았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지난 5년 사이 약 1.6배 상승했다. 이 학우는 “특정 서비스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경우 구매보다 구독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비대면 거래를 위한 중장년층의 정기배송형 구독 서비스 가입도 증가했다. 조 연구위원은 “구독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는 전통 제조업을 대표하는 자동차 분야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구독경제는 소비패턴과 거래 환경 발달에 따라 더욱 성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기배송형 구독 서비스 이용엔 유의점이 존재한다. 불필요함에도 배송되는 제품 때문에 자원 낭비가 발생한다. 양서연(역사문화 18) 학우는 “해당 상품이 필요 없는 달에도 배송 온 경우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구독 서비스를 해지 및 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정부는 구독 대금이 자동으로 청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 보호가 가능해졌다.
구독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산업 규제의 완화가 요구된다. 구독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며 구독경제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명확하지 않은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신규 사업자들에겐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로 소상공인의 구독경제 도입을 이끄는 방법도 있다. 김 교수는 “소상공인과 플랫폼 기업을 연결해 소비를 촉진하는 상생 정책이 필요하다”며 “자금 지원과 교육을 함께 추진한다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함께 구독경제로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내외 여러 기업들은 구독 서비스와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광고 제거를 구독하는 ‘유튜브 프리미엄(Premium)’이나 연예인과의 채팅 서비스를 구독하는 ‘버블(Bubble)’ 등 기존에 찾아볼 수 없던 다양한 제품이 구독 방식으로 출시됐다. ‘쏘카(Socar)’ ‘런드리고(Laundrygo)’ 등 구독을 기반으로 한 국내 스타트업도 다수 등장했다. 이 학우는 “구독 서비스는 해지 전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단 장점이 있다”며 “구독은 편리를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편리뿐만 아니라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구독을 신청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양 학우는 “즐기고 싶은 콘텐츠를 매달 얻어갈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하나의 기본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구독경제를 통해 소비자는 더 큰 효용 가치를 제공받으며 기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한다. 사진 및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인 어도비(Adobe)는 지난 2013년 판매 방식을 구매에서 구독으로 전환했다. 이후 어도비의 매출 중 구독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3년 28%에서 2018년 88%로 크게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공적인 판매 방식의 전환은 출판 업계, 식품 업계 등 다양한 기업으로 확대됐다. 구독 서비스는 앞으로 더 넓은 산업군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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