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독자의 일침이라고 거창하게 말하지만 실은 고생으로 차린 밥상에 반찬 투정하는 일이다. 지금처럼 전염병으로 교내 활동이 침체한 악조건 속에도 영양 갖춘 상차림을 위해 분투했을 기자단을 알고 있다. 같은 현장에 있었으니 당연하다. 후배들이 낙담할까 걱정스럽지만 그 노력을 의미 있게 하기 위해 글을 적어본다. 없는 사람 말에 상처받지 말고 성장을 위한 피와 살로 삼길 바란다.

학내보도면에 학우의 목소리가 드러나지 않았다. 총 9개 기사 중 6개가 본교 정책과 행사 관련 주제다. 특히 MOOC 학점 인정, 학우 모델 광고, 그리고 독서인증제 기사에서 다루는 내용은 연례행사다. 연례행사를 다루면서 올해 새롭게 주목할 점을 제시하지 않고 기존과 같은 정보만 전달하고 있어 아쉽다. 독서토론대회, 이공계 동문과의 특강, 졸업작품전을 다룬 기사엔 주최 측의 이야기만 담겼다. 행사 소식을 들은 학우의 기대나 행사에 참여한 학우의 소감 등으로 독자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학생 단체의 활동을 다뤘다고 학우의 목소리를 담았다고 할 수 없다. 운영진은 사안의 중심에 있으니 취재하는 것이고, 전체 학우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길 바란다.

부서 기사는 내용 전개에 미련이 남는다. 기획면의 ‘전통을 재단해 탄생한 신(新)한복’ 기사에선 한복 착용을 장려하는 행사를 나열한 뒤 행사의 필요성을 서술했다. 둘의 순서를 바꿔 한복 보전이 필요한 이유를 먼저 소개하고 이를 위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흐름으로 전개했다면 독자가 내용을 따라가기 쉬웠을 것이다. 사회면의 ‘보호종료가 필요한 아동은 없습니다’ 기사에선 보호종료아동이 겪는 문제가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보호 제도를 먼저 설명하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썼다면 좋았겠다. 덧붙여 여성 보호종료아동이 겪는 문제를 다뤘다면 여자대학 학보사인 본지의 특성이 살았을 것이을 것이다. 과학면은 정리 공책이 되지 않아야 한다. 생소한 용어는 일상의 경험과 관련짓거나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해 독자를 붙들어야 한다. 다룰 내용이 많으면 안 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여러 개념을 쏟아부으면 독자는 도망친다. 

올챙이 적 모르는 개구리가 되지 않았는지 걱정이다. 무슨 일이든지 지나가고 나면 별것 아니겠지만 마주할 때는 괴롭다. 그러나 고난 끝에 복이 온다고 힘든 발간을 끝내고 나면 성장한 자신을 마주할 것이다. 자신을 성장시킬 고난을 선택한 후배 기자들을 언제나 응원한다.

독자위원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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