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지난달 21일(목) 오후 5시, 누리호의 1차 비행시험이 진행됐다. 누리호는 이륙 후 계획대로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 위성 모사체 분리를 마쳤다. 그러나 3단에 장착된 액체 엔진이 목표한 시간보다 46초 빠르게 종료됐다. 과학기술정통부는 발사조사 위원회를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누리호의 1차 비행시험은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누리호는 오로지 한국의 기술로만 제작된 최초의 한국형 발사체다. 지난 2013년 발사된 나로호는 러시아의 기술력이 적용됐단 점에서 우리나라 우주 기술의 발전을 실감할 수 있다. 또한 해당 비행시험은 주요 발사 단계인 이륙, 1단 분리부터 위성모사체 분리까지 이행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했단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약 30년 정도 늦게 우주 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우주 산업기술 진척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인공위성 기술은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으로 평가받았으나 우주발사체 기술은 선진국보다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누리호 발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열 번째 우주발사체 기술 보유국이 됐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지구와 더불어 우주로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발사체란 누리호의 의미에 걸맞게 한국의 발사체 기술의 본격적인 발전을 알린 것이다.

누리호의 비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022년 5월, 누리호는 2차 비행시험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21일(목) KBS1과의 인터뷰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의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향후 네 차례의 추가 비행시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인공위성이 안착하는 궤도인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는 데 실패했으나 한국의 발사체 기술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완주를 목표로 하는 경주에서 발생한 하나의 실패를 해당 비행시험 전체의 실패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누리호의 비행뿐만 아니라 모든 것들을 성공과 실패로 단칼에 나눌 순 없을 것이다. 누리호의 비행시험은 우리에게 실패와 성공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보여줬다. 누리호의 비행을 교훈 삼아 우리의 실패와 성공을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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