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가학성 논란이 대두됐다. 출연자가 밀가루를 묻힌 손으로 다른 출연자의 안면을 구타하는 게임을 진행한 게 문제였다. 폭력적인 게임 방식에 일부 시청자는 불편함을 드러냈다. 가학 예능의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됐다. 오락을 목적으로 제작된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괴로움을 느끼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가학 예능의 문제는 유튜브(Youtube) 및 여러 1인 방송 플랫폼 시장이 확대되며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과 화제성 등 종합 지표를 통해 광고 비용을 책정 받는 TV예능과 달리 조회 수가 곧 수입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을 모아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콘텐츠의 제목과 내용을 자극적으로 제작하는 기획자가 적지 않다. 일례로 누적 조회 수 5천 5백만 회를 기록한 모 웹(Web)예능은 음주, 흡연, 욕설, 폭력 등 선정적인 장면을 방영해 논란을 빚었다. 훈련 강도의 가학성이 지나치단 이유로 군대 체험을 주제로 한 모 웹예능의 방영이 중단된 사례도 존재한다.

이처럼 자극적인 웹예능이 계속 제작되는 이유는 웹예능이 TV예능보다 심의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TV예능은 공공재에 해당하는 전파를 통해 방영되기 때문에 방송법에 따라 심의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웹예능이 주로 게시되는 유튜브나 1인 방송 플랫폼을 규제하는 법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유튜브 자체 심의 규정 또한 실질적인 효력을 갖지 못한다. 웹예능의 심의를 제재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법안이 제정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웹예능은 물론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TV예능 또한 가학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의 공급은 수요에 맞춰 준비된다. 미디어 콘텐츠 제공자 또한 대중의 수요에 맞춰 자극적인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가학 예능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수요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공급의 차단이다. 미디어 콘텐츠 제공자는 부가 가치 창출만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유쾌하면서도 유해하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예능 제작에서의 미디어 윤리가 현재보다 엄격하게 준수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가학 예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예능 기획자와 소비자 양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시청자가 한 치의 불편함 없이 오롯이 즐거움만을 느끼는 예능이 제작되도록 말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