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의 부엌]

식당에 가면 항상 면 요리를 고르는 필자의 별명은 ‘면 중독자’다. 필자에게 면 사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루 세끼를 면으로 먹은 적도 많다. 몸에 나쁘단 핀잔도 어쩔 수 없었다. 면은 쫄깃한 식감과 소스가 잘 배는 특유의 맛까지 어느 하나 질리는 구석이 없다.

하지만 상경 후 잦은 밤샘과 스트레스로 필자에겐 소화불량이 생겼고, 심지어 아토피까지 재발했다. 소위 말하는 밀가루가 받지 않는 몸이 된 것이다. 건강이 악화 되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필자는 눈물을 머금고 면 요리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다 만나게 된 식재료가 두부면이다. 유튜브 알고리즘(Youtube algorithm)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두부면 레시피는 밀가루를 줄여야 했던 필자의 서러움을 톡톡히 달래줬다.

두부면 파스타의 레시피는 간단하다. 먼저 두부면 한 팩,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 기름, 새우를 준비한다. 기호에 따라 다진 마늘이나 편마늘, 방울토마토를 추가하면 좋다. 냉동 새우를 미리 해동해두면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우선 달궈지지 않은 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넣어 볶는다. 마늘이 익어 고소한 냄새가 나면 새우를 넣고 중간 불로 함께 볶는다. 마늘이 없으면 새우만 볶아도 된다. 새우가 익어 불투명해지면 토마토소스를 넣는다. 소스를 넣을 땐 취향에 따라 간을 조절한다. 필자는 짠 것을 좋아하지 않아 종이컵 반 컵 분량의 물을 추가했다. 소스가 보글보글 끓으면 약한 불로 줄이고 물기 뺀 두부면을 넣는다. 맛있게 잘 비비면 두부면 파스타가 완성된다. 고명으로 방울토마토를 썰어 올리면 식감이 살고 맛도 더 좋아진다.
 
조리법이 간단해 요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두부면이 생각보다 잘 끊어지기 때문에 팬에 넣고 세게 저으면 파스타를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두부면은 젓가락으로 살살 풀어내거나 소스만 면 위에 얹는단 느낌으로 요리하는 게 좋다.
 
밀가루 면을 완벽히 대체하진 못해도 두부면은 그만의 매력이 있다. 밀가루 면보다 소스를 잘 머금는 투박한 표면도, 먹었을 때 더부룩하지 않게 속을 든든히 채워주는 것도 좋다. 두부면은 평소 면 요리를 좋아하는 학우도, 필자와 비슷한 이유로 면 요리를 피하는 학우도 한 번쯤 다뤄볼 만한 식재료다. 궂은 날씨로 몸도 마음도 처지는 요즘, 두부면과 함께 건강하고 맛있는 끼니를 챙겨보는 건 어떨까.
 
한국어문 21 김민주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