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일) 폐막한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숏컷’인 여성 선수에게 온라인 공격이 가해졌다. 올림픽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인 그를 향한 날 선 추측들이 인터넷에 난무했다. 해당 선수의 개인 SNS 계정에도 악성 댓글이 게시됐다. 그동안 머리 스타일, 페미니즘 관련 서적, 특정 단어 사용 등 여성에게 공격이 가해진 이유는 다양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숏컷이 특정 사상을 나타낸다고 주장했다. 그들이 말하는 특정 사상이란 여성주의, 즉 페미니즘이다. 그들에 따르면 페미니즘은 남성을 혐오하며 여성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사상이다. 그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반감으로 인해 사고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한 숏컷인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페미니스트라고 여기며 비방하는 모습을 통해 혐오가 얼마나 단순하고 무지한지 보여준다.

무의미한 논란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주장에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이를 크게 외치면 받아들여진다. 해당 선수에 대한 그들의 주장도 다르지 않았다. 숏컷이 페미니스트를 의미하는 근거는 없지만, 그들이 맞다고 하면 모두 사실처럼 여겨졌다. 페미니스트가 사회의 악이란 근거 또한 없지만, 그들이 악이라면 악이었다. 그들은 유의미한 논리와 근거 없이 단순히 목소리를 높이며 온라인 사이트를 떠돌고 있다.

국내 언론과 해외 언론은 해당 선수에게 가해진 공격을 온라인 학대라고 보도했다. 숏컷 논란이란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사용하며 논란을 부추긴 경우도 있었다. 논란의 사전적 정의는 여럿이 서로 주장을 내며 다투는 것이다. 한 사람의 머리 스타일이 논란의 주제가 될 수 있을까. 개성이 주류 문화인 현대에선 오히려 다수가 개인의 사상을 멋대로 정의하고 비방하는 것이 논란거리다. 개인을 폄훼하고 특정 사상을 비난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그 누구도 타인을 억압할 수 없으며 그 누구도 억압당해선 안된다. 여성은 머리 스타일, 서적 등 개인적인 취향을 검열당하고 그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이는 머리 스타일 및 서적을 시작으로 여성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로 여성을 억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여성에겐 원하는 머리 스타일을 하고,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목소리를 크게 높이지 않아도,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자유로운 그날을 간절히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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