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사람들은 보통 어떤 곳을 떠올릴까? 우리나라의 해상풍력 산업은 바다 위라고 대답할 것이다. 


바닷바람, 우리의 에너지가 되다
우리나라의 풍력발전 산업은 지난 1988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석유파동 이후 석유를 대체할 풍력에너지에 집중해 현재 국내엔 총 110개 풍력단지가 가동 중이다. 해당 단지는 강원도, 전라남도, 제주도 등에 위치하며 단지 전체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약 1.7GW이다. 이는 약 170만 명이 하루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다. 지난 2017년 제주도에 지어진 탐라 해상풍력 단지는 국가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로, 제주도민 24,000명이 1년간 사용 가능한 8,500MWh를 생산하고 있다. 

풍력발전은 풍력에너지를 회전운동에너지로 변환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풍력발전기는 블레이드, 증속기, 터빈(이하 발전기), 그리고 변전소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블레이드 뒤에 위치한 너셀(Nacelle)이란 공간에 증속기와 발전기가 있으며 각각 회전축으로 연결돼있다. 블레이드가 바람에너지를 이용해 회전축을 회전시키면 회전운동 에너지가 증속기와 발전기를 거쳐 전기에너지로 변환된다. 생산된 전력은 풍력발전기와 변전소를 잇는 케이블을 따라 이동한다. 변전소는 해당 전력을 국가 전력망의 전력 주파수에 맞춰 내륙으로 공급된다. 

우리나라의 풍력발전 산업은 기존의 육상풍력보다 해상풍력에 주목한다. 육상풍력발전과 해상풍력발전의 원리는 동일하며 발전기가 설치된 장소에 따라 육상과 해상으로 구분된다. 육상풍력발전기는 육지에 설치돼 있어 전국으로의 전력 공급이 용이하다. 그러나, 설치 과정 중 산림과 해안 환경을 훼손하며 인가에 근접한 육상풍력발전기의 소음은 잦은 민원 대상이기도 하다. 약한 내륙풍으로 인한 불규칙한 전력 생산도 육상풍력발전기의 단점이다. 

이런 육상풍력의 단점을 극복한 해상풍력발전 사업은 더욱 확대됐다. 평균 8~9km/h로 부는 해상풍으로 연중 일정하게 전력을 생산하며 육상풍력발전의 단점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소음의 경우 해상풍력발전기 주변에 인가가 없어 민원의 우려가 없다. 또한 블레이드 마찰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면 육상풍력단지는 산불로 번질 위험이 있으나 해상풍력단지는 바다에 위치해 이런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해상풍력발전 방식 중 하나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는 지리적, 구조적 장점을 가진다. 부유식 풍력발전기의 하부 구조물인 부유체는 발전기를 수심 50m~100m의 바다 위에 띄운다. 부유체는 해저의 닻과 케이블로 연결돼있다. 부유식은 유일하게 50m 이상 깊이의 해역에서도 전력을 생산하는 해상풍력발전기이다. 따라서 부유식 해상풍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수심이 얕은 지역이 적은 국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는 인근 육지에 거주하는 어민들에게 수산 자원을 제공한다. 부유식 풍력발전기의 부유체 아래의 해역을 어장으로 활용한 양식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상풍력 단지에 방문 관광객을 유치하는 관광 산업도 추진되고 있다. 

해상풍력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다 
환경과 사람 중심의 지속가능한 발전인 그린뉴딜은 각국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통해 실현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6일(목)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 보고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 개시를 알렸다. 최영록 울산과학기술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풍력은 미래 에너지전환의 핵심 신재생 에너지원이다”며 “그 중 부유식 해상풍력은 장래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로 국내 해상풍력 단지 건설에 제약이 있기도 하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하나의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입지검토 ▶풍력자원조사 ▶환경입지조사 ▶사업타당성검토 ▶발전사업허가 ▶전기설비신청 ▶발전단지설계 ▶개발행위허가 ▶주민 보상 협의 ▶법인 및 금융 구성의 10단계를 거쳐야 한다. 5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발전사업허가를 받기 위해선 1년 이상의 풍력자원 측정이 요구된다. 이외에도 공유수면 사용을 위해선 해양공간적합성협의, 해역이용협의 및 평가, 해상교통안전진단, 전파영향평가 등의 개별 인허가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초기 비용이 큰 해상풍력 산업은 국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풍력발전기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적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해상풍력 발전기가 생산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변전 시설 또한 미흡하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은 해외 해상풍력 투자기업과 국내의 중공업 및 기술 전문기관들과의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최 원장은 “부유식 해상풍력은 해상풍력 선진국인 유럽의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에서도 초기 단계에 있는 기술이다”며 “한국이 지금부터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경험을 축적하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몇 년 후엔 기술, 경영, 환경을 모두 고려한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우리나라 바다 곳곳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린뉴딜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부유식 해상풍력을 비롯한 에너지전환 산업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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