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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영어열풍과 그 득실은?학과공부 상대적 소홀 및 사교육비 문제 발생
박선주 기자  |  smppsj7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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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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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영어 교육을 강조함에 따라 영어 열풍이 한층 거세졌다. 이번에는 그 열풍이 대학가에도 불고 있다. 영어공부에 대한 대학생의 관심이 하루 이틀이냐만은 요즘의 영어열풍은 조금 다르다. 대학생과 영어. 그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요즘의 경향과 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을 짚어보자.

지난 3일 한국외국어대는 2008학년도 입학식을 영어로 개최했다. 사회는 물론 총장의 축사, 총학생회장의 환영사까지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대학가에 불고 있는 영어 열풍이 입학식의 풍경까지 바꾸고 있는 것이다. 모든 수업 내용이 영어로 이뤄지는 원어강의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 신입생인 08학번부터 ‘영어(외국어) 진행강좌 의무 이수제’를 실시해, 모든 신입생은 전공 3학점 포함, 9학점 이상의 원어강의를 들어야 한다. 경북대의 경우 아예 외국인 교수를 초빙해 원어강의를 개설했다. 현재, 경북대는 4개 나라 9명의 초빙 교수가 233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 학교 역시 원어강의의 필요성과 수요에 대해 절감하고 있다.

우리 학교 학사지원팀 김대석 직원은 “현재, 다른 학교에 비해 원어강의가 부족하지만, 전임할당제 등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에게 영어는 단순히 외국어라고 하기에는 일상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대학가에 부는 영어 열풍에 또 다른 현상이 추가되고 있다. 바로 ‘의사소통능력 강화’이다. 즉, 읽기와 듣기보다 말하기와 쓰기에 그 무게가 쏠리고 있다. 이는 읽기와 듣기를 주로 평가하는 공인영어시험 성적이 실직적인 업무에서 활용되는 의사소통능력을 검증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기업의 믿음 때문이다. 삼성, LG,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에서 영어면접 및 말하기 능력평가의 비중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해 듣기와 읽기를 평가하던 기존 토익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토익 S&W(TOEIC Speaking&Writing)가 새로 도입됐다. 이에 따라 토익 S&W를 활용하는 업체도 늘어나 현재 삼성, LG전자를 포함해 150여개에 달하며, 응시생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 토익위원회 홍보팀 김학우 대리는 “정확한 숫자를 밝힐 순 없지만, 토익 S&W 시험의 응시생이 매번 10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수위의 ‘영어 로드맵’에 따라 대학 졸업 예정자 및 졸업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테솔(TESOL) 과정의 입학도 말하기와 쓰기의 벽을 넘어야 한다. 우리학교 테솔행정실 이현정 직원은 “테솔 과정에 입학하려면 쓰기, 말하기, 면접시험을 치르게 되며, 면접의 경우 지원자 함께 토론해야 한다.”고 밝히며, “졸업예정자와 대학졸업자의 문의가 소폭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대학생들도 일상의 의사소통능력을 기르기 위해 교내 강의 및 학원을 찾고 있다. 교내에는 현재, 외국 뉴스, 드라마에 나오는 표현을 익히고 외우는 형식의 영어강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박코치 소리 영어 훈련소 윤수현 강사는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이 실제적인 언어 감각을 키우기 위해 많이 찾는다. 매월 100여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아침, 저녁으로 나눠 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대학생들이 영어 열풍과 영어의 새 경향에 휩쓸리고 있지만, 이 현상이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약인지 독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국제화되고 있는 요즘의 대세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진통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원어 강의의 경우 영문학 전공 이외에도 경영학, 법학 등 다른 전공에도 개설돼 있다. 때문에 영어에 집중하다가 정작 중요한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질 수 있다. 원어강의의 증가로 학생들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문제점도 나타난다. 선호하는 과목 혹은 선호하는 시간대임에도 수업내용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사실 때문에, 많은 학우들이 수강신청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어강의에 한해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 수강을 장려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동일 과목일 때, 원어강의의 수강생은 비원어강의에 비해 절반 이하이다. 때문에 같은 강의에 한쪽은 학생이 넘쳐나고 한쪽은 학생이 너무 적어 강의의 효율성 및 형평성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원어민 교수가 하는 강의의 경우, 문화나 교육환경적 이유로 기피되는 경우도 생긴다. 강진경(경제 06) 학우는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진 한국 학생들에게 토론 중심의 외국인 교수 강의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대학생 영어 사교육과 그 비용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확대되는 부분도 있다. 지난 15일 이화여대 교육관에서 ‘영어공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서울대 김명환(영어영문학 전공) 교수는 “서울대 등 전국 주요 대학들이 영어교육 담당자를 한국인에서 원어민으로 바꾸고, 영어 이외의 교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는 등 영어 강의를 확산했지만, 대학생들을 위한 영어 사교육이 엄청 확대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의사소통 강화에 따른 영어 말하기, 쓰기 학원의 경우 말하기와 읽기에 비해 소수정원 지도가 선호되어 영어교육 비용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영어에 울고 웃는다. 영어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세계화된 환경에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어쩌면 영어가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영어 광풍 속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잃은 것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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