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서나 일을 잘하는 사람과 버거워하는 사람은 눈에 띈다. 숙대신보에서 필자는 안타깝게도 후자에 속한다. 수습기자 때부터 부장단 진급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 기사 작성이 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많은 학우와 소통하며 필자만의 인터뷰 방식을 터득해 취재엔 자신이 붙었지만 학보사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기사 작성은 여전히 어렵다. 글쓰기 실력이 비교적 뛰어난 동료 기자들의 성장을 부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했다. 필자가 그들처럼 글을 잘 썼다면 기사의 주제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감한 기사에 대한 아쉬움으로 자책하는 필자를 보고 친구들은 학보사를 그만두라 했지만, 필자는 숙대신보를 그만둘 수 없다. 발간마다 필자에게 용기를 주는 귀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를 울린 귀인은 지난 숙대신보 제1389호 ‘고시생에게 유용한 정보를, 고시설명회’ 기사의 취재 과정에서 만났다. 동시에 2개의 기사를 준비하며 취재 과정에서 매우 벅차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한 인터뷰이는 필자의 부족한 기사가 담긴 신문을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가진 힘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고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됐다. 또한 숙대신보가 학우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장 최근에 만난 귀인은 지난 숙대신보 제1395호 ‘K-장녀, 살림 밑천 아닌 사람입니다’ 기사에 인터뷰이로 참여한 학우들이다. 학우들은 필자가 숙대신보 기자란 이유만으로 서슴없이 그들이 장녀로서 겪은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해줬다. 학보사 기자의 무게를 느낀 순간이었다. 필자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보수적인 집안의 장녀로 자랐기에 그 학우들의 용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안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장녀들에게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준 그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동료 기자들도 필자에게 용기를 준다. 코로나19로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도 매 발간을 해내는 다른 기자들의 모습은 필자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된다. “글의 질을 떠나 우선은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는 선배 기자의 조언은 글을 쓰기 전 걱정부터 앞섰던 필자에게 큰 도움이 됐다. 귀인들의 격려처럼 포기하지 않고 매일 글을 쓰다 보면 언젠가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음 학기부터 필자는 학내보도부 부장기자가 된다. 모두에게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좋은 기사로 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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