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가 올해 효창운동장과의 대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본교 인근에 위치한 효창운동장은 지금까지 교양 운동 강의 ‘교양풋살’ 수업, 여성학군사관후보생(ROTC, 이하 ROTC) 훈련, 축구 중앙동아리 ‘FC숙명’ 활동 등 본교 학우들의 스포츠 활동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본교는 그동안 ‘효창운동장 내 A보드 시설물 계약’을 체결해 효창운동장 우선사용권을 행사해 왔다. 해당 계약에 따르면 본교는 효창운동장에 연간 2천만 원의 광고비를 지불해 본교 홍보물을 운동장에 게시해왔다. 또한 효창운동장 사용 시 사용료를 별도 지불하는 조건으로 우선사용권이 주어진다는 내용도 해당 계약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효창운동장이 장기 폐쇄되면서 장내 광고의 홍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본교 심석영 관재팀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체육시설 사용 폐쇄 조치 및 비대면 수업으로 효창운동장 사용률이 현저히 낮아졌다”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올해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효창운동장을 주 활동 장소로 이용해온 FC숙명 회원들은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효창운동장은 두 시간 대관에 약 18만 원의 사용료가 발생하고 예약 경쟁률이 높아 학우들이 자체적으로 예약하기 어렵다. FC숙명 회장 김정현(체육교육 19) 학우는 “축구는 팀 단위의 훈련이 중요해 지금까지 효창운동장에서 팀 전술 훈련을 진행해 왔다”며 “효창운동장 사용이 불가해져 회원들의 훈련 기회가 줄면서 동아리 운영도 이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FC숙명 회원들은 훈련 공간의 부재로 인해 올해로 예정된 축구 대회 준비에도 차질을 겪고 있다.

FC숙명 활동의 제한으로 일부 체육교육과 학우들의 축구 실기 준비에 지장이 생겼다. 본교 체육교육과 졸업 시험과 일부 지역의 임용 시험엔 축구 실기가 포함돼 있다. FC숙명 부원 56명 중 19명은 체육교육과 학우들로, FC숙명 회칙 제1장 제3조엔 FC숙명은 임용고시 실기 준비를 운영 목표로 삼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조 교수는 “실기를 준비하는 FC숙명 회원들에 대한 운동장 지원을 본교에 요청했지만 일부 학우에게만 효창운동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ROTC는 효창운동장을 이용하기 위해 본교에서 할당받은 예산 일부를 대관 비용으로 편성할 예정이다. ROTC의 정기 체력 측정 종목엔 3km 달리기가 포함돼 있으나 본교엔 3km 달리기 시험을 진행할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다. 본교 박세희 학군단장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단원이 한 명씩 돌아가며 러닝머신을 이용해 체력 훈련을 진행하고 있지만, 단원 전체를 대상으로 훈련이 진행될 경우 효창운동장 사용이 불가피해진다”고 말했다. 

일부 숙명인은 본교 측에 효창운동장 계약 미체결에 관한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박 단장은 “한 달에 두 번 정기 대관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규칙적으로 운동할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 학우는 “교육기관이 효창운동장을 우선 예약할 수 있도록 본교가 서울시체육회에 건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교 관재팀은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된 이후 관련 부서와 함께 활동 공간 부재 문제에 대한 여러 해결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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