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말의 무게란 그리 가볍지 않다. 누군가의 말을 대신 전할 땐 더 큰 책임감을 지니게 된다. 

필자가 숙대신보의 수습기자를 거쳐 정기자가 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인터뷰의 양’이다. 수습기자 시절에는 간단한 자료조사만으로도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기자의 업무량은 수습기자 때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신문 지면의 반을 차지하는 기사를 쓰게 됐다. 늘어난 기사의 양과 비례해 인터뷰를 할 일도 많아졌다. 크라우드 펀딩처럼 전문 분야를 다루는 기사는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전달해야 했다, 그래서 최소 두 명 이상의 인터뷰이에게 매주 연락을 해야만 했다.

숙대신보 제1392호를 준비하면서 코로나19로 대면 인터뷰가 어려워 화상 회의 앱 ‘줌(Zoom)’을 통해 선배 기자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분 내외의 짧은 인터뷰에서 필자가 선배 기자에게 배운 것은 ‘기자의 순발력’이었다. 필자는 인터뷰 전 준비해 놓은 질문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배 기자는 인터뷰이의 대답을 듣고 필요한 추가 질문을 바로 만들어냈다. 기자 업무는 단순히 준비를 잘하는 것만으론 부족한 일이었다. 준비를 바탕 삼아 순발력을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기자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인터뷰의 양이 늘었다는 것은 인터뷰이의 말을 대신 전달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뷰이의 말을 옮길 땐 항상 걱정이 앞선다. 필자가 인터뷰를 기사에 담는 과정에서 말의 의도를 왜곡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기사를 준비하며 인터뷰이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인터뷰 내용을 수도 없이 정독했다. 기사 작성 중 궁금한 점이 생기면 인터뷰이에게 다시 연락하기도 했다.

학교를 대표해 특정 분야의 전문가와 인터뷰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영광이다. 대학생 신분으로 전문가를 만난다는 것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숙대신보 기자 올림’이라는 말을 끝으로 메일을 보내는 일이 거듭될수록 ‘숙대신보 기자’라는 명칭의 책임감은 더 깊어진다. 필자의 이름 뒤에 붙는 ‘기자’의 책임감은 깊어졌지만, 아직 기자라는 명칭의 내면을 보면 채워나가야 할 빈 부분이 많다. 지난 줌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기자의 순발력과 말의 무게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이 배움은 필자가 기자로서 숙대신보에 몸담고 있는 그 날까지 필히 마음에 새기고 가야 할 숙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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