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필자는 겁이 많고 포기가 빠른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뭐든 시도해 봤지만 모두 오래가지 못했다. 어딘가에 소속된다는 건 늘 무서웠고,  노력하는 과정이 두려워 도망치기도 했다. 그렇게 떠나온 길을 돌아봤을 땐 언제나 후회가 뒤따랐다. 

수습기자로서의 한 학기를 마치고 겨울 방학이 되자 많은 과제가 주어졌다. 정기자가 된 필자는 모자란 학점을 뒤늦게 채우기 위해 계절학기의 수강 학점을 꽉 채워 들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한 해의 발간을 준비하는 방중회의를 성실히 준비하지 못했다. 벼락치기로 만들어낸 개요서엔 선배 기자의 수많은 수정 요청이 달렸다. 앞장서서 숙명인을 위한 정보를 전하는 학보사 기자의 책임은 필자의 예상보다 훨씬 무거웠다. 

기사 하나를 작성하는 데엔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필요한 정보만을 추려 8개의 지면으로 만들어지는 숙대신보는 모든 기자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다. 필자가 숙대신보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순간은 숙대신보 제1374호 여성면의 ‘두 번째 철창에 갇힌 여성 범죄자’ 기사를 봤을 때였다. 청주여자교도소 앞에서 찍은 기자단의 사진을 보았던 순간 해당 기사를 위해 기자단이 쏟았을 노력이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학보사 기자로서 숙명인의 눈과 입이 되기 위해선 기사에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야 한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주관적인 의견을 내세우고 싶을 때가 많았다. 인터뷰 답변을 받았을 때도 필자의 마음에 드는 답변만 골라냈었다. 선배 기자의 도움으로 수정을 마친 최종 원고엔 인터뷰이가 전하고 싶은 의도가 분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필자는 점차 기자로서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법을 익히는 중이다.

현재 가는 길이 과연 맞는지 여전히 두려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이 길의 끝에 도착했을 때 돌아보고 싶다. 아직은 어린 필자가 어른이 되는 과정에 숙대신보가 함께할 거라 믿는다. 미래의 필자가 부디 긴 여정을 잘 버텨내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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