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금), 서울시가 전국 약 1만명을 대상으로 ‘나를 위로하는 음식’을 조사한 결과 떡볶이와 치킨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떡볶이와 치킨은 단순한 배달음식을 넘어 어느새 우리의 일상을 위로하는 음식이 됐다. 이 두 음식을 대표 식품으로 내세운, 국내 최초 ‘떡닭브랜드’가 있다. 바로 걸작떡볶이치킨이다. 걸작떡볶이치킨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위드인푸드(With人Food)’가 운영하는 브랜드다. 이는 한경비즈니스가 주최하고 한국마케팅포럼이 주관한 브랜드만족도 조사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있는 ‘걸작’ 브랜드를 만든 김복미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작은 가게에서 ‘걸작’으로
김복미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기 전부터 일상에서 창업을 구상했다. 김 대표는 “어머니께서 음식 솜씨가 좋다고 느꼈을 땐 반찬 배달 창업을 계획하곤 했죠”라며 자연스럽게 일상에 창업을 연관 지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창업을 시작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던 김 대표는 출판사 경리직부터 마케팅 직무까지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어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더 이상 회사에 대해 궁금한 것이 없어져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졌어요”라며 “그러다 보니 창업을 통해 스스로 조직을 주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프랜차이즈 창업은 작은 가게에서부터 시작했다. 작은 가게는 때로는 치킨 전문점, 때로는 돈가스 전문점이었으며 도시락 전문점이 될 때도 있었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단순히 매출만 올리는 장사만이 아닌,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갖고 창업을 시작했어요”라며 “고객이 선호할 만한 먹거리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면서 사업 기획안 수정을 반복했죠”라고 설명했다. 마침내 지난 2014년, 김 대표의 가게는 걸작떡볶이라는 간판을 내걸게 됐다.

외식 프랜차이즈 회사에서 마케터로 근무한 경험은 김 대표가 걸작떡볶이를 이끌어가는 바탕이 됐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창업하기 위해선 브랜드 기획, 메뉴 연구 및 점포 개발, 영업과 운영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연계가 필요하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매장 하나가 탄생하는 데 여러 전문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걸작떡볶이의 브랜드 콘셉트를 기획한 후 그 이미지에 어울리는 메뉴를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주도했다. 현재는 가맹점 사업 외에도 제품의 유통과 제조까지 겸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는다. 걸작떡볶이치킨은 고객들의 의견에 주목하기 위해 매년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선 떡볶이에 비해 튀김 메뉴가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 대표는 “당시 김말이나 오징어 튀김과 같은 일반적인 튀김류는 이미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튀김 메뉴를 고민해야 했어요”라며 “다양한 튀김류를 찾다가 마지막에 치킨과 접목해 보게 됐죠”라고 이야기했다. 치킨이 더해진 걸작떡볶이는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업어 전 매장으로 확대됐고, 국내 1위 떡볶이·치킨 브랜드로 올라서는 성과를 거뒀다.

위드인푸드에 ‘떡닭메뉴’가 떴다
걸작떡볶이치킨는 *레드오션(Red Ocean)과 레드오션의 만남을 통해 ‘떡닭메뉴’라는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떡볶이와 치킨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대중적인 메뉴다. 고객들은 기호에 따라 각각 다섯 가지의 떡볶이와 치킨을 조합해 주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떡닭메뉴는 국물떡볶이의 얼큰한 국물과 치킨의 고소한 맛이 어울려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떡닭세트는 현재 걸작떡볶이치킨의 매출에서 7~80%를 차지하고 있다. 레드오션에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 대표는 두 음식의 조합으로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을 뒀다.

김 대표는 고객과 점주, 위드인푸드 직원들, 그리고 협력업체 모두와 함께한다. 위드인푸드는 함께라는 뜻을 가진 영문 ‘With’와 사람을 뜻하는 한문 ‘人’의 합성어로,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그는 “모든 사람과 행복을 나누는 것은 중요한 가치다”라며 “사람들에게 거창하진 않더라도 소소한 행복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고객과 나누고자 하는 행복은 걸작떡볶이치킨으로 소소하고 행복한 한 끼다. 또한 지난 3월 위드인푸드는 전국 가맹점의 점주들을 지원하는 총 24억 원 규모의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상생 방안엔 신규 가맹점을 포함한 모든 가맹점에 포장 쇼핑백과 원재료비를 지원하고 우수 가맹점 포상제도를 강화하는 등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내용이 담겼다.

위드인푸드는 경영 이념으로 혁신경영, 공정경영, 그리고 가치경영 세 가지를 제시했다. 혁신경영은 ‘위드인푸드만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독보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향한다. 공정경영을 통해선 ‘정’이라는 이름으로 오가는 작은 것에도 경계가 필요함을 나타냈다. 마지막 가치경영은 기업이 추구한 이윤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 공헌을 뜻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혁신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기업의 가치실현을 이행해야 해요”라고 말했다.

실행력이 만든 성장의 결과
김 대표는 자신을 여성 CEO(최고경영인, Chief Executive Officer)가 아닌 CEO라고 소개했다. 여성들이 자신을 여성으로 한정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 다수의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던 그는 ‘여성 CEO로서의 장점이 무엇인가’ ‘여성 CEO 양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등 성별과 관련된 질문들을 받곤 했다. 김 대표는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질문에 의문을 제기하며 성별에 차별을 두는 질문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그는 “저는 저를 표현할 때 여성이라는 전제 조건을 붙여본 적이 없어요”라며 “전제가 붙는 순간 본인을 한정 짓고 얘기하게 된다고 생각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CEO로서 가진 장점을 묻자 김 대표는 망설임 없이 실행력이라고 답했다. 실패를 두려워하며 완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먼저 실행에 옮겨야 한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아서 누가 먼저 하느냐가 중요하다’라는 말을 전하곤 한다. 그는 과거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제기됐던 아이템들이 시간이 지나 다른 기업에서 출시됐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고안했던 다양한 아이디어 중에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곧장 실행에 옮기는 능력이 저의 장점이에요”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직에서 본인의 역할을 검토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스스로 조직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창업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라며 아르바이트와 같은 경험도 자기 자신을 이해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창업을 결정한 이들을 향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작은 가게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떠올리며 “열정과 시간으로 실패를 극복하는 동안 깨달은 것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발판이 돼요”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패한 기획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수정·보완할 수 있는 결단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성공에는 마침표가 있지만 성장에는 마침표가 없다’ 김복미 대표의 가치관이 담긴 한 문장이다. 성공의 척도는 타인에게 있지만 성장의 기준은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다. 본인에게서 찾은 기준으로 한없이 반복해갈 수 있는 것이 성장이다. 성공하는 사람보단 매일 성장하는 사람이 되자는 김 대표의 말처럼, 표면의 성공이 아닌 내면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 보는 건 어떨까.


*기존에 잘 알려진 산업으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을 의미함.

▲김복미 대표의 신념이 새겨진 ‘위드인푸드(With人Food)’ 내부 모습이다.
▲김복미 대표의 신념이 새겨진 ‘위드인푸드(With人Food)’ 내부 모습이다.
▲지난 10일(화) ‘위드인푸드(With人Food)’에서 김복미 대표가 본지 기자단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화) ‘위드인푸드(With人Food)’에서 김복미 대표가 본지 기자단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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