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금일 발행된 제1452호를 마지막으로 본지에서의 기자 생활이 끝났다. 이제 필자는 숙대신보가 발간되는 월요일마다 본지 기자로서가 아닌 한 명의 독자로서 신문을 펼칠 것이다. 분주하게 흘러가던 편집실에도 더 이상 갈 일이 없다. 후련한 마음이 들 줄 알았지만 미련이 남는다. 열정을 가득 담은 후배 기자들의 얼굴을 볼 때면 아쉬운 기분과 함께 묘한 감정이 밀려온다. 본지의 수료를 한 학기 뒤로 유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본지에서 보낸 3학기란 시간에 아쉬움만 남는 건 아니다. 필자는 그간 많은 걸 얻었다. 먼저 치밀하게 글 쓰는 법을 배웠다. 기사를 쓰려면 아이템 선정부터 개요 작성, 취재원 인터뷰, 초고 작성과 퇴고까지 적지 않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기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매 순간 의심하고 고민하며 ‘더 나은’ 글을 만들기 위해 수정을 거듭한다. 불필요한 내용은 없는지, 빠뜨린 정보는 없는지 수십번 읽었던 문장을 따져보고 또 따져봐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신문을 볼 때면 지면에 인쇄된 기사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필자가 지새운 밤은 결코 헛되지 않음을 느꼈다.
또한 세상에 ‘왜’라는 물음을 던지는 일의 가치를 경험했다. 기자의 생명은 질문이다. 좋은 질문을 던져야 좋은 답을 내놓을 수 있다. 좋은 질문이란 단번에 나오지 않는다. 아이템을 오랫동안 붙들고 다양한 정보를 접해야 도달할 수 있다. 고심 끝에 나온 기사는 필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줬다.
흠없는 기사를 써야 한단 부담감에 도망치고 싶은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필자를 컴퓨터 앞에 앉힌 건 동료 기자의 존재였다. 본지 기자들은 숙대신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고군분투한다. 직접 위로의 말을 꺼내지 않더라도 곁에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단 사실만으로 큰 힘이 됐다. 덕분에 무사히 숙대신보를 완주할 수 있었단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필자의 꿈을 펼칠 드넓은 대지가 돼준 숙대신보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