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인을 대표하는 ‘리더’ 총학생회가 사라졌다. 지난 9일(수) 오후 5시까지 제49대 총학생회장단 선거를 위한 추천 및 등록을 받았지만,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무산된 것이다.

이번 총학 선거 무산으로 인해 본교는 내년 3월 보궐선거를 실행하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가 지속된다. 12월 21일(수)까지였던 비대위의 임기도 중앙운영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12월 마지막 주까지 연장된다. 이후에는 각 단과 대학의 선거를 통해 비대위를 새로 조직해 보궐선거를 실행할 때까지 활동하며, 보궐선거조차 무산된다면 조직된 비대위가 2017년 한 해 동안 총학을 대신해 본교를 이끌어 가게 된다.

2014년 구성된 총학인 제47대 총학 ‘리플라잉(Reflying)’의 임기가 마무리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새로운 학생 대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 11월에 실시될 예정이었던 총학생회 선거는 단일 후보였던 ‘포워드(FORWARD)’가 선거관리규정을 어겨 후보자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지난 3월 보궐 선거를 실시했지만 등록한 후보자가 없어 이 또한 무산돼 본교는 2016년 한 해 동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됐다. 비대위가 1년 동안 총학의 역할을 대신한 사건은 본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될 위기에 처한 본교 구성원들은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지는 본교 윤광일 정치외교학과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원인에 대해 들어봤다. (본지 제1321호 2면 ‘총학 구성 어려움의 원인은 사회 분위기 때문’ 기사 참고) 윤 교수는 총학 후보자 감소에 대해 “공익을 위해 일하게 되면 남들보다 뒤처지게 된다는 사회의 논리에 학생들이 포섭됐다”며 “총학이 없으면 학생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학교의 중대한 사안에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이로 인해 학생들이 정치에 대한 회의감, 무력감을 가지게 된다”며 “훗날 사회인이 돼서도 정치에 무관심해져 민주주의가 근간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본지는 지난 9월 21일(수)부터 23일(금)까지 438명의 학우에게 ‘총학 부재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본지 제1320호 1면 ‘학우들 총학에 지원 필요하다 느껴’ 기사 참고) 학우들이 총학생회에 출마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36.5%(160명)의 학우가 ‘총학 등 학교 자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저하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뒤이어 29.9%(131명)의 학우가 ‘바쁜 일정과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피로와 시간 소모’를 꼽았다.

올 한 해 동안 비대위에서 활동한 본교 제49대 최나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하 중선관위장)은 “총학을 대신해 본교를 이끌어온 비대위는 누구보다 내년에 나올 총학을 기다려 왔다”며 “특히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숙명의 뜻을 모아 목소리를 내줄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 중선관위장은 “앞으로는 후보자가 없어서 선거가 무산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며 내년 3월에 있을 보궐 선거에 대한 학우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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