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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유튜브, 귀여움을 팝니다
서혜원·김하진 기자  |  smpshw98@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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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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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동물 영상 크리에이터의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지며 동물 유튜브(Youtube)의 문제점에 이목이 집중됐다. 해당 영상 크리에이터는 수의학과 재학생으로 유기 동물을 구조해 돌보는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유기 동물이 아닌 펫샵(Pet-shop)에서 분양받은 품종 동물이었던 것이 같은 과 학생에 의해 밝혀졌다. 이에 동물 영상 콘텐츠의 유해성과 그 처벌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화면 안의 동물, 화면 밖에도 존재한다
유튜브(Youtube)에서 동물을 소재로 한 영상은 나날이 많아지고 있다. 유튜브 기록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상반기의 강아지와 고양이 영상 조회수는 지난 2017년 상반기보다 각각 86%와 77% 증가했다. 실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이예림(식품영양 17) 학우는 “유튜브에서 반려동물 물품 소개 영상, 유기 동물 구조 영상 등 동물이 출연하는 영상을 자주 본다”며 “다양한 동물의 귀여운 모습을 보면 심리적으로 안정된 느낌이 든다”며 “동물 유튜브를 통해 다양한 동물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동물 유튜브의 영상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동물권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최근 동물 영상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유행하는 각종 챌린지(Challenge)가 있다. 챌린지 중 하나로 동물이 지나는 길에 위생랩 등으로 투명한 벽을 만들어 그곳을 지나가는 동물들의 반응을 촬영하는 것이 투명벽 챌린지다. 이외에도 휴지벽 챌린지, 날달걀 챌린지, 장애물 피하기 챌린지 등 동물을 이용한 다양한 챌린지가 유행이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동물을 이용한 챌린지를 보면 동물에 무리한 행동을 시키는 것 같아 눈살이 찌푸려진다”고 말했다.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 원장은 “때리거나 굶기는 것만이 동물 학대가 아니다”며 “이는 동물의 정신적 외상을 유발할 수도 있는 행동이다”고 각종 동물 챌린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높은 조회수를 위해 영상을 자극적으로 연출하는 동물 영상 크리에이터도 있다. 김치, 케이크 등 사람이 먹는 음식과 함께 있는 동물의 모습을 미리보기로 해 게시되는 유튜브 영상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미리보기는 실제 영상의 내용과는 다르지만 시청자들이 호기심에 해당 영상을 조회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동물 유튜브 채널의 미리보기 사용이 직접적인 동물 학대는 아니지만 시청자가 동물 학대에 안일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본교 심재웅 미디어학부 교수는 “시선끌기용으로 동물의 과장된 모습을 사용하는 것은 동물을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하는 태도다”고 말했다.

일부 동물 유튜브 채널은 특정 품종 동물의 입양을 부추기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유튜브에서 유전병이 있는 품종 동물의 귀여운 모습만을 부각하는 영상을 많이 봤다”며 “사람들이 유전병이 있는 품종 동물 양육의 어려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분양받게 한다는 점에서 유해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 원장은 “품종 동물을 키우는 것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영상도 있지만 이미 영상에 품종 동물을 등장시키면서 시청자에겐 신중히 입양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모순이다”고 말했다.

무법지대 속 동물 유튜브
아직 인터넷 개인 방송을 규제하는 실질적인 법률은 없다. 개인 방송은 방송법에서 규정하는 방송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방송법으로의 규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개인 방송의 경우 규제 범위를 ‘방송법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과 ‘인터넷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심 교수는 “현재로선 불법 행위가 담긴 영상에 관한 기존 법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며 “급변하는 미디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규제 법안 신설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수의대생 동물 영상 크리에이터도 방송법이 아닌 동물학대법과  사기법 위반으로 고소됐다.

지금의 동물학대법만으로는 영상 속 동물 학대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어렵다. 지난해 7월 29일(월)부터 8월 28(수)일까지 ‘동물 학대 처벌 강화 그리고 유해 유튜브 단속 강화’ 국민청원은 약 20만 명에게 동의를 얻었다. 지난해 7월 한 동영상 크리에이터의 동물 학대가 모습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포함한 인터넷 개인 방송 내용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 심의한다. 방통위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7항 ‘불법 및 유해 정보’에 따라 개인방송 등 인터넷 영상물 5,188건을 심의해 총 3,625건을 대상으로 시정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청원 답변에서 유해 유튜브 단속 강화에 대한 답변에서 방통위가 모든 콘텐츠를 검토하는 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으며, 유튜브를 비롯한 해외 사업자의 경우 정부의 규제 집행력이 온전히 미치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유튜브의 자체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유튜브의 규제 방식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친다. 유튜브는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와 ‘폭력적이거나 노골적인 콘텐츠에 대한 정책’에서 동물 학대가 담긴 영상을 제한한다. 그러나 해당 정책 위반에 대한 제재는 미미하다. 유튜브의 자동 영상 규제 시스템이 영상이 정책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을 경우 광고가 제한 및 배제된다. 영상 삭제는 법원 명령, 신고 등이 있을 때 이뤄진다. 김현지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단체 카라(KARA, 이하 동물권행동단체 카라) 정책팀장은 “동물보호법 강화와 뉴미디어에 대한 감시 체제 개선이 이뤄져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아동 출연 콘텐츠의 수익 창출을 제안하자는 논의가 있었던 것처럼 동물 출연 콘텐츠와 관련해서도 이 같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을 보호해 주세요”
반려동물 보호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동물학대법 강화와 더불어 반려동물 관련 정책이 추가 마련될 예정이다. 지난 1월 14일(화)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5년간 동물보호·복지정책 방향을 담은 '제2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동물학대법이 강화 적용된다. 동물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2천만 원 이하 벌금이 오는 2021년부턴 3년 이하 징역, 3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추가로 동물 학대로 처벌받은 경우 다시 동물을 키울 수 없도록 규제한다. 최근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규교육 과정에 동물보호 및 복지 내용 포함’ ‘입양 전 교육 의무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법률 제정 이외의 방법을 강구하는 시민 단체의 움직임도 있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는 동물 권리를 위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미디어 모니터링단’을 모집 및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디어 속 동물 학대, 구체적인 동물권 침해 사례를 찾아 바꿔 나갈 것이다. 김 팀장은 “최근 뉴미디어에 동물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콘텐츠가 많아 이에 대한 지침을 수립하고 있다”며 “현재는 시민단체 등에서 자체적으로 지침을 수립 중이지만 앞으론 경찰청 등 국가기관에서 미디어 속 동물권 침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해당 지침은 동물 학대의 정황이 보이는 콘텐츠에 대한 대처 방법, 동물 복지를 고려한 바람직한 콘텐츠 제작 방법 등을 다룰 예정이다.

각 시도청도 반려동물 보호를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 경기도는 유기동물 입양문화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유기동물과 행복한 가족만들기, 유행가’를 운영한다. 최근 반려 유기동물 입양문화 트렌드에 맞춰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용인시도 이를 위해 반려동물 교육과 상담 등을 통합 지원하는 온라인 센터 ‘동물과의 행복한 교감’을 6월부터 운영한다.


이제는 단순히 동물 유튜브 채널의 동물 학대 규제를 넘어서 동물 복지를 고려해야 할 때다. 실제로 유튜브에 투명벽 챌린지를 검색하면 강아지와 고양이 외에도 햄스터, 미어캣, 토끼 등 다양한 동물이 출연하는 영상이 있으며, 가장 높은 영상은 무려 조회수 약 1,60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투명벽을 통과하기 위해 애쓰는 동물의 모습이 귀엽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이를 시청하고 있지만, 이는 자칫 동물의 부상이나 정신적 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문제다. 반려동물은 단지 재우고, 먹이고, 놀아주기만 하면 되는 존재가 아니다. 동물 유튜브 영상 속에서 동물의 귀여운 모습만을 보며 동물권 침해 문제에 눈 감아선 안 된다.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이라는 호칭에 걸맞은 대우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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