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뿐이 아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초, 중, 고등학교까지 한 달째 아이들을 맞지 못하고 있다. 연일 개학이 미뤄지면서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해지자, 교육부는 오는 9일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이들은 온라인 환경에서 평등하게 교육받을 수 있을까. 온라인 개학은 전염병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킬 최선의 선택이다. 모든 아이들이 온라인 교육에 적합한 무선인터넷 환경과 공부할 수 있는 혼자만의 공간을 확보했다는 것을 전제하면 그렇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무선인터넷 환경 또한 가정마다 다르고, 모든 아이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설비를 갖추었을지도 의문이다. 모든 아이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공부할 혼자만의 공간이 있다는 가정도 섣부른 오해일 뿐이다.

학교에 가지 못한 한 달을 아이들은 어떻게 보냈을까. 어떤 아이들은 학원에서, 어떤 아이들은 과외 선생님과 함께, 어떤 아이들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겠다. 이 모든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은 앞선 아이들과 학습 수준에서 큰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교육격차로 인한 폐단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사회에 미치는 교육격차의 영향부터 생각해보자.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업성적을 내기 유리하다. 좋은 성적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교육수준의 양극화가 발생한 사회에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선 좋은 환경, 그리고 자본이 필요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사법고시의 존폐가 논의되던 시절, 사회는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했다. 로스쿨은 비싼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는 학생만이 선택할 수 있어 계층 사다리를 무너뜨린다는 것이 반대 측 주요 논거였다. 마찬가지다. 교육격차의 심화는 부와 지식의 양극화를 야기할 우려가 존재한다. 교육 분야에서 격차를 완화하고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개천에서 더 이상 용이 나긴 어렵다는 패배주의가 만연한 시대다. 그러나 개천에서 태어난 이무기도 원한다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개학과 같이 갑작스러운 교육환경 변화에도, 자본의 격차에도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더 다양한 장학제도를 마련하고, 학습을 위한 설비를 보급하는 등 기본적인 교육 인프라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 개천에서 날아오를 이무기를 위해 국가와 사회가 팔을 걷어붙이고 착수해야 할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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