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라는 호칭이 아직 어색한 지금, 처음 숙대신보에 지원한 이유를 떠올려 봤다. 언론인이 되고 싶어서,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누구보다 바쁘게 많은 일을 해내고 싶어서라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대학에 입학한 후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2년이었다. 지금도 학업과 자기계발, 아르바이트 그리고 학보사 활동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하면 놀라는 사람들의 반응에 내심 만족하기도 했다. 그러나 삶이 요란하게 굴러가고 있는 만큼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이쯤에서 돌아봐야 한다.

처음엔 다른 사람보다 입사가 늦은 만큼 활동 기간 내 최대한 많은 기사를, 최선을 다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첫 기사를 쓰는 동안 스스로 기사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하겠다는 다짐은 소용없었다. 마감일에 필자는 단순히 사수가 지적한 문장을 고치느라 아등바등했다. 기사를 쓰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인터뷰이의 말을 필자의 문장으로 풀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첫 기사를 끝낸 후에는 뿌듯함보다는 ‘드디어 끝냈다’는 생각이 필자를 지배했다. 선배와 동료 모두가 필자의 바이라인(Byline)을 단 첫 기사의 탄생을 축하했는데도 ‘내 힘으로 쓴 기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발행을 거듭하며, 입사하며 다졌던 각오와 달리 ‘맡은 일만 잘하자’고 생각했다. 필자의 일상엔 너무 많은 것이 담겨, 각각이 잘 굴러가고 있는지는 확인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재수첩을 준비하며 생각해 보니, 필자는 단지 바쁘기 위해 학보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게 아니다. 필자는 숙대신보에 지원하며 기자로서 활동하며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다음 취재수첩을 쓸 때는, 그리고 숙대신보 활동에 마침표를 찍을 때는 달력에 가득한 일정을 보지 않아도 스스로가 발전했다고 느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필자는 ‘바쁜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는 만족감과 타협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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