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한 수업시간에 숙대 출신이 아닌 교수님이 이렇게 물어보셨다. "숙대생은 원래 성실해서 숙대에 들어온 거니? 아니면 숙대에 들어오니까 성실해진거니?" 다들 아무 대답이 없었지만 몇몇은 숙대에 들어와서 성실해지는 것 같다는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필자는 그 둘 중 하나에도 속하지 않은 기분이었다.

성실함은 타고나는 걸까 아니면 길러지는 걸까? 1년 휴학 후 3학년 1학기를 다니는 이 시점, 2년 후 졸업을 한 후 먹고 살기 위해 취업을 준비하게 될 것 같다. 취업을 할 때 필요한 자기소개서에서 기본 스펙 따위로 취급해주지도 않는 기본 덕목이 바로 '성실함'일 테다. 성실하기 위해 본인 기준 크게 노력해봤다. 아침 6시부터 영어 학원, 제 2외국어 강의도 곧이어 듣고, 학교 1교시부터 쭉 수업을 들은 후, 모임준비에 동아리 준비를 마쳤고 집에 와서 ‘자기계발을 위해’ 인터넷 서핑을 했다. 잠은 4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았다. 역시나 무리를 했는지 얼마 가지 못해 모두 그만 둬버릴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생각하는 성실함은 ‘꾸준한 노력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다. 그런데 문제는 필자가 어떤 것에 금방 지루해져서 지속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거였다. 크게 불타올라 빠르게 식어버리는 식이다. 작지만 천천히 지속시킬 수 있도록 해보려고도 했지만 무언가 자신이 아닌 느낌이 들었다. 뚜렷한 답이 없는 상태였다.

'만약 천성이 성실하지 못해 성실하고자 하는 노력조차 성실히 지속하지 못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게 ‘나’라면?' 그럼 도태되지 않고 이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뻔한 답이다. 불성실하게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예전에는 불가능함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인정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불가능을 느끼며 지금 현재를 살고 있다. 불성실한 ‘나’를 바꾸기 불가능하다고 느껴진다면 어떻게든 이 특질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성실함은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성실함 또한 ‘재능’이지 않을까? 삶의 덕목에 성실함이 빠지면 어떠한가, 다른 덕목들로 채워진다면. 내가 아닌 무언가 되려고 무리한 욕심을 부릴 때 되려 자신을 해친다.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냥 이대로를 사랑해주자. 남과 비교하고 따라가려고 하지 말자. 남이 자기 기준에 못 미친다고 무시할 필요도 없다. ‘성실한 이미지의 숙쁘니’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전영주(소비자경제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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