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난 한 주, 노원구에 위치한 ‘노원 휴먼라이브러리’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일주일 내내 지하철을 탔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먼 곳이었기 때문에 며칠을 연속으로 취재처를 방문하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이 됐다. 특히 취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무엇을 위해 매일같이 7호선의 끝과 끝을 오고가는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어 허탈해지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취재한 자료를 정리하고, 몇 시간 분량의 녹취를 풀다보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힘든 마음에 이곳에 관한 기사를 쓰는 것조차 싫어졌다. 하지만 방대한 양의 자료와 녹취록을 정리할 때와는 달리 기사를 쓰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쉽게 기사를 써내려갈 수 있었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휴먼라이브러리, 사람을 빌려 드립니다’ 기사(본지 1314호 4면 기사 참고)가 완성됐다. 기사를 보고 재밌다고 말해주는 다른 기자들의 말에 놀람과 동시에 취재 과정에서의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듯했다.

쓰기 싫었던 기사가 쉽게 쓰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유는 취재 내용이 많고 알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취재가 힘들었던 만큼 그 내용이 풍부해졌고, 취재를 하며 휴먼라이브러리라는 공간을 깊이 이해하게 된 것이다. 매일같이 노원에 가 열심히 취재한 것이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기사가 잘 써지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기사를 써냈을 때를 돌이켜보면 취재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포토 저널리즘의 대부 로버트 카파는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당신은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은 것이다”고 말했다. 나의 기사 또한 그랬다. 취재 과정이 힘들었지만 취재가 충분하지 않았다면 만족할만한 기사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매 기사마다 이번 취재로 느낀 것을 잊지 않고 성실한 태도로 임하다 보면, 언젠가 필자도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가 돼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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