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표현하는 말이다. 흔히 20대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불린다. 하지만 정작 20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지금을 화양연화라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숙명인, ‘20대의 강박’에 지치다’(본지 제1307호 4, 5면 참고) 기사에서는 ‘20대의 강박’을 느끼고 있는 학우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어느샌가 대학이 취업을 위한 통과의례로 치부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본교 학우들도 ‘강박’에 지쳐가고 있었다. 남보다 뒤처지지 않을까, 스펙을 쌓지 못해 취업을 못하진 않을까라는 불안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필자 역시 ‘20대의 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10월 본지가 3주간 휴간했을 당시, 모처럼 찾아온 여유에 마냥 들떠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온전한 ‘내 시간’은 여유가 아닌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한가로움 속에서, 스스로를 바쁘게 살아가는 남들과 비교하다 보니 학점과 대외활동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할 일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문득 불안감에서 비롯된 일들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서야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낸 ‘나’를 돌아봤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답 사회’를 살아가면서 ‘강박’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대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는 것은 너무나도 아까운 일이다. 만약 ‘강박’에 사로잡혀 행복을 느껴본 지 오래됐다면 잠시 숨을 고르며 스스로에게 집중해보자. 당신에게 주어진 바로 이 순간이 당신의 ‘화양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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