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현대 사회는 그야말로 정보가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정보란 단순히 글이나 말을 통해 얻어지는 습득 정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평범해 보이는 우리의 일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정보로 남아 저장된다.

요구하지 않아도 보고 싶은 동영상을 찾아 모니터에 띄워주거나, 사고 싶은 물건의 정보를 알려주는 일은 도대체 누가 하는 것일까? 웹사이트에 가입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는 등 개인의 신상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암묵적으로 혹은 반강제적으로 개인 정보 노출에 동의하고 있다. 이렇게 모아진 정보를 통해 기업은 사용자의 취향이나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서비스 제공에 누군가는 편리함을 느끼겠지만, 누군가는 불쾌함을 느낀다. 왠지 모르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보면 어느 곳에서나 CCTV가 설치된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하루동안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CCTV에 낱낱이 기록되는 것이다. ‘네이버’나 ‘구글’의 모바일 지도를 사용해 길을 찾거나 본교 ‘스마트 숙명’ 앱을 이용해 NFC 태깅을 하는 경우, 사용자의 위치는 타인에게 노출된다. CCTV, GPS 기능이 탑재된 앱, 그리고 온라인 검색 기록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 자신의 정보를 노출하며 살아가다 보면 노출이라는 감각에 둔해지기 마련이다.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생활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한 일인지, 감시하기 위한 일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개인의 판단력은 흐려진 지 오래다. 자신이 존중받는 존재인지, 감시당하는 존재인지 구분할 수 없는 사회. 감시와 돌봄이 구분되지 않는 사회. 혹자의 말대로 프라이버시는 이미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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