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4월은 만우절을 제외하곤 특별히 기억되는 날이 없었다. 작년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난달 16일(목), SNS에서는 ‘세월호 4·16’이라는 문패를 단 글들이 물밀듯이 올라왔다. 특히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추모 집회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관련 게시글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동참하겠습니다’ ‘함께합시다’라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추모 집회가 열린 다음 날, SNS에는 엉망이 된 경찰버스 사진과 함께 집회에 참여 했던 시민들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시민에게 캡사이신이 섞인 물대포를 살포한 경찰에 대한 반문이 게시됐고 서로가 팽팽히 대립했다. 이들 대화에선 그저 시민과 경찰에 대한 감정싸움이 전부였다. 여기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의미없는 싸움이 하루 반나절 계속되다 또 하루가 지나니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는 자취를 감췄다.

단 며칠 만에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하자면 ‘관심’ ‘왜곡’ ‘잊음’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던 일이 몇 사람들의 잘못된 논쟁으로 복잡한 일이 돼버리면, 대개 사람들은 단순히 아픈 일이라 여겨 잊어버리거나 외면한다. 이는 마치 트라우마(외상성신경증)와 같다. 어떤 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은 괴롭고 가슴 아픈 일을 묻어두고 살면 앞으로의 인생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살다보면 이따금 묻어둔 기억이 자신을 흔들게 된다. 자신의 아픔과 직면하지 않으면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어찌 보면 세월호 참사는 그 유가족뿐만 아니라 우리세대의 트라우마다.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아픔인 것이다. 20대를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세월호의 아픔을 극복하고 있는가. 그저 가슴 아픈 일이라고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때다. 그대들의 올곧은 눈으로 세상으로 바라보고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가슴 깊이서 울리는 고동을 느꼈다면 그것이 곧 4월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