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전당]

① 시민인문강좌 <동아시아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

교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세미나 및 특강, 참석하고 싶었지만 기회를 놓친 학우들을 위해 본지가 준비했다. 학술부의 새로운 코너 <지식의 전당>이 생생한 현장을 담았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지난 26일(목), 명신관 701호에서 진행된 시민인문강좌 <동아시아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다. 시민인문강좌는 지난해부터 진행된 ‘2014 숙명인문축제’의 마지막 내용이다. 강의를 맡은 동아시아 지역 연구소장 조민재 강사는 “학생들이 지루해 할까봐 걱정이 많이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동아시아의 의미
조 강사는 동아시아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동아시아라는 용어에 관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동아시아를 동북아시아, 즉 남한, 북한, 중국, 일본, 몽골 등을 포함한 지역의 의미로 생각한다. 그는 “동아시아는 단순한 지역 단위라기보다는 문화적, 역사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내온 역사공동체의 집합”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역사공동체란 특정한 생활공간, 역사적 문화와 의식을 공유하는 집단이다.

하나의 역사공동체는 하나의 국가가 될 수도 있으며 여러 역사공동체가 모여 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은 하나의 역사공동체가 하나의 국가가 된 경우다. 남한과 북한은 하나의 역사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국가가 된 경우다. 반면 중국은 ‘한족’과 여러 역사공동체들이 모여 한 국가가 된 대표적인 예다.

동아시아 지역 간의 역사적 갈등
중국은 한족의 통치 하에 여러 역사공동체들이 모여 이뤄진 나라다. 여러 역사공동체들이 끊임없이 합쳐지거나 분리됐기 때문에 중국과 인접 국가들과의 갈등은 불가피했다. 갈등의 형태는 다양했다. 무력을 사용한 전쟁의 형태이기도 했고, 역사공동체들 간의 의견 충돌이기도 했다.

현대 사회에서의 갈등은 중국과 인접 국가들 간 역사적 문제에서 비롯됐다. 조 강사는 “대표적으로 중국 동북공정의 고구려 역사가 논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고구려의 조상이 중국황제의 후손으로 알려진 ‘고양씨’라 주장하고 있다. 그 주장은 곧 고구려가 중국 내의 소수민족이라는 말이 된다. 하지만 이는 중국의 역사를 다룬 ‘삼국지’ ‘삼국지위지동인전’ ‘후한서’에 나오는 내용과는 모순된다. 위 책들에서는 고구려를 ‘동쪽의 오랑캐’로 칭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중국과 대만과의 ‘통독논쟁’이 있다. 논쟁이 되고 있는 점은 중국과 대만의 통일 여부다. 대만이 중국의 식민지가 된 이후, 중국의 국민당 정부는 대만으로 이주해 정부를 세웠다. 이로써 대만에는 대만의 원주민들과 국민당 정부가 이끄는 중국 민족이 함께 거주하게 된 것이다.

조 강사는 “그 이후부터 대만 내에서 중국과 대만의 통일에 대한 시각에 따라 통일파와 독립파로 나눠졌다”고 말했다. 통일파는 중국의 이주민이 대만을 경영한 것은 곧 대만이 중국의 일부가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독립파는 중국에서 온 이주민은 대만과는 상관없이 별개의 민족을 꾸린 것이라고 주장하며 양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동아시아의 전망
이렇게 중국과 인접국가들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학자들은 동아시아 연합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조 강사는 “동아시아에서도 유럽 연합(EU)과 같은 서구의 연합에 대립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연합에서 공통적으로 인지하는 ‘민주주의’ ‘개인적 자유’ 등의 가치관처럼 동아시아 공동체도 연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통된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동아시아지역 간의 경제적인 협력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자유 무역 협정(FTA) 체결 등이 가장 현실성 높은 방안이다. 활발한 공동체 형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동아시아 연합을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교류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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