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모든 강의를 다른 대학에서 듣는 학우도 있어/ 학점교류생에 대한 배려도 중요

 

A 학우는 이번 학기에 전공 5과목을 포함한 6과목을 모두 고려대학교에서 수강한다. 바로 학점교류를 통해서 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속한 대학의 강의만을 듣는 시대는 지난 지 오래다.


학점교류란 학점교류협정을 맺은 국내 외 타대학교 간에 공식적인 절차에 따라 정규학기 및 계절학기 교과목의 학점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숙대신보에서는 국내 학점교류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학교 학우들의 학점교류 현황과 반대로 우리 학교에 오는 학점교류생들의 상황을 비교해 보았다.

우리 학교 학우들의 국내 학점교류 현황


우리 학교가 학점교류 협정을 맺은 학교는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 총 39개 대학. 이들 학교와 교류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 학교에서 학점교류가능 대상자로 인정을 받아야한다. 재학중인 학부생 중 2학기 이상(고대의 경우 4학기 이상)을 이수하고, 지원할 당시의 총 평점평균이 4.3만점에 3.0점 이상인 자만이 신청할 수 있다. 단, 휴학생 및 졸업예정자, 일반ㆍ학사 편입생은 신청할 수 없다.


이렇게 자격조건이 충족되면 해당학교에서 정한 기간과 규정에 맞게 수강신청을 하면된다. 정규학기의 경우 학기당 20학점, 연간 36학점 이내로만 신청할 수 있다. 우리 학교와 학점교류교의 양쪽 교과목을 동시에 신청할 경우에는 본교 수강신청 제한 학점의 기준을 적용한다.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학교로 학점교류를 갈 수도 있다. 최대 신청학점을 초과하지만 않으면 된다. 계절학기의 경우에는 1인당 6학점 이내에서만 수강할 수 있다.


각 학교마다 다른 성적 기준은 어떻게 적용될까. 학점교류로 다른 대학에서 취득한 성적의 평가는 과목별 취득 학점을 우리 학교 기준으로 환산한다. 이를 학기 및 누계성적에 포함시키지만 석차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각 학교별로 다른 평점 계산법을 모두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서로 교환한 후 이 점수는 우리 학교의 기준(4.3점 만점)으로 바꿔 입력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학점교류 과목을 선정하는데 있어 주의해야 하는 사항이 있다. 학점 교류로 수강한 과목은 교양일반, 전공선택(가군)과목으로만 인정되며, 필수과목, 학부기초과목, 교직과목, 연계전공과목 등 지정과목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학교에서 수강한 과목을 전공선택(가군)으로 인정받으려면 수강 대학에서 전공으로 개설된 교과목에 대해 우리 학교의 해당 전공주임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해당 학교에서 ‘전공과목’으로 개설된 강의를 들었어도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고 교양 일반 과목으로만 인정된다.


앞서 말한 학점교류가 가능한 대학들 중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이 수강하러 가는 곳은 고려대학교, 한양대학교, 경희대학교 등 이다. 이 학점교류생들은 경영학전공과목, 법학전공과목, 홍보학전공과목을 수강하며 이외에도 비교적 다양한 분야의 과목을 수강한다.


이번 학기 부경대학교에서 8과목 모두를 수강하고 있는 최수현(아동복지 05) 학우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산에 거주해야해 마침 우리 학교가 부경대학교와 학점교류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신청하게 됐다. 최 학우는 “지방에 있는 학교와 학점 교류를 맺었다면 이에 대한 절차상의 배려가 있어야하는데, 해당 학교에서 전공과목을 듣고 인정받으려면 교수님께 직접 찾아가게 돼 있어 매우 불편했다”라며 “다행히 학교 측에서 편의를 봐줘서 팩스로 신청할 수 있었다”라고 불편함을 전했다. 덧붙여, “지금 수학하고 있는 대학에서 도서관이나 편의시설을 이용할 때 혜택이 전혀 없어서 불편이 크다”라며 “아직은 개선돼야 할 점이 더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담당자는 “각 학교를 통합할 수 있는 공동 시스템이 없다보니 서류를 처리하는 과정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는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학점교류를 신청하는데 따르는 많은 제한에 아쉬워하는 학우들이 있다. 김정현(영어영문 07) 학우는 “엄격한 성적이나 학년 제한은 더 다양하게 교육 받을 기회를 줄이는 것 같다”라며 “다른 학교에 가서 강의를 듣고 싶어도 성적 제한 때문에 그럴 수 없어 아쉬워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라고 말했다.


이에 권 담당자는 “모든 학생이 학점교류를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성적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학생들은 우리 학교 강의를 통해 성적 관리를 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 있고, 또 이는 일종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1학년 학생들은 교양 필수 등의 과목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학점 교류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고려대학교의 경우에는 3학년부터 가능하게 한 규정을 볼 때, 우리 학교의 학년 제한 규정은 오히려 약한 편이다”라고 밝혔다.

타 대학 학점교류생들의 상황

우리 학교에는 주로 한국항공대학교, 인하대학교, 울산대학교 등에서 많이 학점교류를 온다. 학점 교류생의 자격에 대해서는 우리 학교의 제한기준은 따로 있지 않고, 각자의 소속 대학에서 학점교류생으로 추천받은 학생은 누구나 우리 학교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그러나 학점교류생들이 모든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험, 실습 강좌 및 우리 학교 학생만을 위한 특과 교육과정은 수강 불가하다. 따라서 학점교류생들은 일반 교양과목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중 교양체육, 경영학전공과목, 교육학전공과목 등을 많이 듣는다.

충남대학교에서 학점교류로 온 이보람(의류학전공 07) 학우는 의류학 전공과목을 포함해 총 8개 과목을 수강한다. 이 학우는 “원래 소속돼 있는 학교보다 개강 첫 주 수업의 오리엔테이션이 체계적이어서 좋고, 강의도 체계적이라 좋다”라며 “여기에 와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도 많고 대학 문화를 경험하고, 얻는 정보도 많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국내 대학 간 학점교류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것을 지적함과 동시에 학점교류생을 위한 배려가 많이 부족한 점 아쉬워했다. “수강 신청을 할 때 숙대 소속 학생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해 여석이 남아있지 않아서 담당 교수님을 찾아갔더니 ‘다른 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라’며 매정하게 거절하신 경우도 있었다”라며 아쉬워했다. 덧붙여, “실습과목의 경우 학점 교류생은 아예 들을 수 없게 한 규정 때문에 의류학 전공임에도 불구하고 이론 강의만 들어야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점교류생인 박현수(항공교통물류, 항공대 07) 학우는 “항공대의 경우 교양과목의 수가 적은데, 숙명여대는 교양과목도 다양하고 교수님들도 매우 꼼꼼한 편이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점교류 신청에 관한 내용을 마감 일주일 전에 공지해 급히 신청하느라 혼란스러웠다며, 조금 더 일찍 공지해서 미리 지원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입소문을 듣고 온 학우도 있었다. 독고윤(독어독문학전공, 충북대 08) 학우는 전 학기에 대학 동기가 우리 학교에서 학점교류를 했는데 그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고 했다. 독고 학우는 “다니던 학교에서는 전공분야에 있어서 자신의 위치를 상대적으로 우리 학교 안에서만 비교할 수밖에 없었는데 학점 교류를 통해 숙명여대에서 나의 상대적 위치를 알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친구도 없는 학교를 혼자서 다니다 보니 식사도 혼자하게 되고, 시간표를 짤 때도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이 없어 애를 먹었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점교류학교에서 받는 대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우리 학교에 온 학생들에 대한 복지혜택과 지원이다. 그들이 더 편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곧 우리 학교 학우들에 대한 해당대학의 지원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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