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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치니 억 하고 죽었다”
1980년대는 우리가 드라마로 접하는 모습보다 훨씬 냉혹했다. 평범한 서울대생이었던, 소중한 아들이었던 박종철이 독재정권 하에 목숨을 잃었다. 본교 근처 위치한 차가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였다. 돌아온 답변은 책상을 친 행위에 놀라 사망했다는 황당한 말뿐이었다. 당시 기자로 일하던 신성호 저자는 사망에 의문을 품으며 진실을 파헤쳤다. 보도지침을 어기는 2단짜리의 작은 기사가 발간됐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불쏘시개가 됐다. 학보사 기자로서 당시 생생함이 옮겨있는 글을 통해 언론 보도의 무거움을 깨닫는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얻은 지 고작 몇십 년 채 되지 않았다. 앞선 이들의 소중한 희생을 기억하며 언론과 대중 모두 탈진실의 시대 속에서 진실을 마주하고 지켜야 한다.
남윤지 기자
smpnyj108@sm.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