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문학사엔 수많은 작품이 존재한다. 처음 여성문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면 어떤 작품을 읽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려울 수도 있다. 본교 학우들의 고민을 도울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민주화 시대에 창작된 한국 여성문학 작품을 소개한다. 여성문학사연구모임 소속의 본교 이선옥 기초교양학부 교수, ‘여성문학론’ 강의를 담당하는 본교 이진아 한국어문학부 교수, 본교 중앙도서관 세계여성문학관이 추천하는 여성문학 작품 3권을 만나보자.
본교 이진아 한국어문학부 교수
지하련-「산길」
「산길」은 지하련의 소설 세계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식민지 시대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잘 읽히지 않았다. 특히 지하련은 남북 모두에서 지워진 여성 작가 중 한 명이다. 해방 전 창작된 지하련의 작품에선 인물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날카로운 관찰이 돋보인다. 해당 작품에선 남성 지식인의 이중성에 대한 냉철한 평가가 내려진다. 부부관계와 결혼제도에 대한 근원적 성찰과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당시 관습적으로 이해되던 결혼제도 밖의 연애 문제를 객관적으로 관찰한다.
본교 중앙도서관 세계여성문학관
김남조-「목숨」
본교 중앙도서관 세계여성문학관에선 지난 2006년부터 ‘문학의 혼, 여성문인의 빛- 한국여성 문학 100년’ 상설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김남조, 박완서, 한무숙 문인이 기증한 애장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된 작품 중 「목숨」은 김남조 문인의 주요작이다. 특별전시 기획 당시 본교 각 언어⋅문학과의 교수 간의 회의를 통해 전시가 결정됐다. 세계여성문학관 운영에 도움을 주고 한국 여성문학에 큰 획을 그은 문인의 주요 작품을 학생들이 읽어보길 바란다.
본교 이선옥 기초교양학부 교수
박완서-「엄마의 말뚝」
모녀 서사는 서로 다른 여성들이 모녀로 만났을 때 일어나는 일을 그린 이야기를 의미한다. 딸이 엄마를 부정하는 세대가 있는가 하면 엄마가 제시했던 이상적인 여성상을 따르는 세대도 존재한다. 모녀가 다른 세대 속에서 살아가기에 일어나는 상황이다. 두 여성이 갈등을 겪고 화해하는 이야기에서 여성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담은 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와 비교하며 읽어보길 권한다. 근현대사에 나타난 재미있는 여성의 역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문인의 작품은 여성 독자에게 많은 공감을 끌어낸다. 같은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회가 작품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글은 많은 독자에게 읽힐수록 빛을 발한다.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소중한 작품이 지속적으로 창작되려면 독자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세 작품을 시작으로 여성문학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