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지역 상점의 상부상조 ‘숙명 후원의집’

우리 학교 주변의 상점에서 눈송이 스티커를 본 기억이 있는가? 이 스티커는 ‘숙명 후원의집-숙명서포터즈(SOOKMYUNG SUPPORTERS)’에 등록한 상점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숙명 후원의집’에 등록한 상점은 매달 우리 학교에 일정액의 발전기금을 기부하고 있다.


‘사장’과 ‘고객’을 뛰어넘은 ‘숙명 후원의집’


학우들은 캠퍼스 주변의 상점에서 적지 않은 돈을 쓰기 마련이다. 이에 ‘사장’과 ‘고객’의 개념을 뛰어넘어 학교와 지역상권이 공존ㆍ공생의 형태로 발전하고자 발족한 것이 바로 ‘숙명 후원의집’이다. 98년에 ‘상학발전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2002년 ‘숙명 후원의집’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2002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숙명 후원의집’에 등록한 상점은 총 28개이며 현재는 13개의 상점이 참여하고 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는 ‘숙명 후원의집’, 지금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상점은 학교에 발전기금 후원
학교는 상점에 홍보ㆍ교내 서비스 제공


후원 상점은 우리 학교 학우들에게서 얻은 수입으로 학교의 발전을 돕는다. 이에 학교는 후원 상점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홍보함으로써 학교와 ‘숙명 후원의집’은 상부상조 한다. 학교에서 ‘숙명 후원의집’에 주는 혜택은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방법으로 홍보를 하고 있을까?


후원 상점은 학교에서 발급하는 ‘숙명 후원의집 스티커’를 통해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학교에서는 ‘숙명 후원의집’ 전화번호부를 제작하고 홈페이지에는 후원 상점을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홍보를 하고 있다. 이밖에도 학교는 ‘숙명 후원의집’에 교내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숙명 후원의집’의 관계자는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고 숙명 커뮤니티에 클럽을 개설할 수 있다. 또한 월 5만 원, 학기 24만 원 이상을 후원한 상점에 한해서는 학교 주차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봉추찜닭(鳳雛찜닭)’의 운영자 전병윤씨는 “큰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부담스럽지도 않고 학교 소식을 꾸준히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달 1만 원에서 5만 원씩을 후원하고 있으며 매년 재등록 시에는 액수를 조정할 수 있어 금액에 대해 큰 부담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운영자들은 ‘숙명 후원의집’의 홍보효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상점 운영자 “홍보 하는 줄도 몰랐어요.”


‘숙명 후원의집’을 통해 얻는 홍보효과에 대해 ‘다우(多友)’의 운영자 강신구씨는 “학교에서 홍보를 한다고는 하지만 특별히 고객이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종로김밥의 운영자 이옥림씨는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어 불만은 없다.”고 답했으며 심지어 ‘메종로즈(La Maison Rose)’의 운영자 박건씨는 “홍보를 하는 지도 몰랐다.”라고 답했다. ‘뽀빠(BBOBBA)’의 서일남씨는 “학교 홈페이지 어딘가에서 홍보를 하고 있다는데 모르는 사람은 찾아 들어가기도 어렵겠더라.”고 말해 후원 상점에서 느끼는 홍보효과가 미미함을 알 수 있었다.


후원 상점의 이 같은 의견에 대해 발전협력팀 측은 “규정상 학교 홈페이지 메인에는 업체광고를 개재할 수 없기에 숙명동문클럽에 배너광고로 대체하고 있다.”며 홍보가 미흡한 점을 인정했다. 홍보효과가 떨어지게 된 데에는 학교와 상점의 의견이 맞지 않은 이유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발전협력팀이 고안한 ‘학생 모니터링’이다. 이는 학우들이 상점을 이용한 뒤 장ㆍ단점을 알려 상점의 발전과 서비스 향상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일부 상점들은 단점이 학생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영세한 상권 규모와 홍보 문제로 발전 어려워
학교와 상점, 숙명인의 의견 나눔 필요


발전협력팀 이정숙 팀장은 “이 프로그램이 발전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 학교 주변의 상권규모가 작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매출이 적다’고 말하는 상점에 가서 무작정 후원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프로그램 운영의 어려움을 밝혔다.


타 학교의 사정도 우리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세대, 인하대, 이화여대 등에서도 지역상점에서 발전기금을 모금한다. 하지만 이들 학교에서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하대 발전협력팀의 관계자는 “처음에는 100여개의 상점이 후원업체로 등록했으나 그 중 현재까지 후원을 계속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숙명 후원의집’이 만들어지고 5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 이 프로그램은 상권의 규모, 홍보 문제 등의 이유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팀장은 “현재로써는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용산구가 개발되면 우리 학교 상권의 규모도 발전하고 프로그램의 상황도 나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소 후원 상점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김예진(정보과학 05) 학우는 “프로그램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학교의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이 지역 상점의 매출증대, 학교의 발전기금 마련, 숙명인은 양질의 서비스를 누리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주변 상점, 그리고 숙명인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눌 기회가 필요하다.


현재 ‘숙명 후원의집’에 참여하고 있는 상점은 메종로즈(La Maison Rose), 남천할매떡볶이, 가배, 이철 헤어커커, 뽀빠(BBOBBA), 와플하우스, 봉추찜닭(鳳雛찜닭), 럭키슈퍼마켓, 다우(多友), 종로김밥, 과천숯불갈비, 쎄레모니아(웨딩드레스), 월간유아(유아교육용 전문잡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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