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매년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고령 인구란 총인구에 대한 고령 인구(65세 이상 인구)의 구성비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4.9%였던 고령 인구가 올해는 15.7%를 기록했다. 꾸준히 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의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노인혐오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틀딱’ ‘연금충’ 등 각종 노인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노인들은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노인 인권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청년(19~39세)들이 노인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주된 원인은 ‘일자리 및 복지 갈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일자리 증가로 인한 청년의 일자리 감소와 노인 복지 확대로 인한 청년층의 부담 증가를 우려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청년이 노인 집단 자체를 특정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인식하며 혐오하게 하는 데는 청년의 타자화(他者化)가 배경이 된다.

대한민국은 이미 지난 2017년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또한, 오는 2025년엔 초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약 5년 뒤엔 국민 5명 중 1명은 노인이라는 것이다. 요즈음 몇몇 청년들은 미래에 자신도 한 명의 노인으로서 청년층의 부양을 받으며 살아갈 것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청년과 노인의 경계는 자로 잰 듯이 똑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닌 죽어가는 것이란 말처럼 우리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하루하루 나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당신의 현재 모습을 예상치 못했던 것처럼, 청년들도 생각지도 못한 모습으로 늙어 젊은 사람들로부터 멸시받을 수 있다. 현세대의 앞서가는 가치관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언젠가는 구시대적 가치관으로 치부돼 사회에서 외면당할 될 것이다.

공공예절을 지키지 않거나 청년들을 훈계하려는 노인의 태도가 문제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노인들도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춰 세대 갈등을 줄이는 데 일조해야 한다. 그러나 이미 훌쩍 지나버린 시대에서 나고 자란 그들에게 청년들도 뒤처질 만큼 빠른 현대사회의 흐름을 모두 따라 잡아달라 요구하는 건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백세 시대’라 불리는 요즘이다. ‘노인’으로 인생의 절반을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 나의 미래, 가족의 미래라 여기고 노인에게 공경을 베풀어보자. 오늘 노인의 짐을 거들어준 선행은 먼 훗날 자리 양보로 돌아올 것이다.

젊음은 영원하지 않고 늙음은 모두에게 다가온다. 지금 청년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노인들의 지난날을 기반으로 세워졌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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