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5주년 특집]

본교 중앙도서관 지하의 보존서고엔 숙대신보 제1호부터 지금까지 발행된 숙대신보 전권이 보관돼 있다. 본지 기자단은 창간 65주년을 기념해 보존서고에서 2000년대에 발행된 모든 숙대신보 창간 특집호를 열람해 봤다. 그중 몇 가지 흥미로웠던 특집 기사들을 발췌해 소개한다.


1. <빈 곳은 있어도 빈틈은 없습니다.>
제1066호 창간 48주년 특집(2003년 10월 13일 발행) 

 

본지는 세로 470cm, 가로 315cm인 베를리너판이다. 걸으며 읽어도 종이가 접히지 않는 크기가 지금의 숙명인에겐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8년까지 본지는 세로 595cm, 가로 375cm인 대판이었다. 즉 지금의 본지는 과거 본지의 72% 크기인 셈이다. 지금의 크기가 된 것은 2009년 3월 2일 발행된 1171호부터다.

시대를 불문하고 본지 기자단의 이상은 모든 지면을 알찬 정보로 빼곡하게 채우는 것이다. 하지만발행 계획이 틀어지거나 취재가 난항을 겪으면 이상은 멀어지고 만다. 그럼에도 기자단은 마감일을 엄수해야 한다. 월요일에 본교 곳곳에 위치한 가판대에서 본지 한 부를 집으며 한 주를 시작할 숙명인을 위해서다. 시간이 기자를 기다려주지 않을 때 곤란을 타개할 결단이 필요하다.

창간 48주년 특집으로 발행된 지난 숙대신보 제1066호에선 호랑이굴에서도 살아날 기자들의 재치가 엿보였다. 기사를 읽고 지면 하단으로 시선을 내리면 흔히 광고에 쓰이는 네모난 상자가 보인다. 반 접힌 숙대신보와 ‘빈 곳은 있어도 빈 틈은 없다’는 말이 상자를 채운다. 상자는 남겨진 공간이 있더라도 부족한 기사를 섣불리 싣지 않겠다는 기자단의 긍지로 가득하다. 숙명인에 의한, 숙명인을 위한, 숙명인에 대한 좋은 기사를 쓰겠다는 의지는 본지 창간 이래 65주년이 된 현재까지도 굳건하며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97기 김지선 기자


2. <토요일 오후 12시 마감!! 그 순간까지 우리는 달린다!!>
제1107호 창간50주년 특집(2005년 11월 7일 발행)

 

숙대신보는 1955년 10월 25일 월보로 창간해 격주ㆍ순간ㆍ주보로 발전했다. 창간 후 65년이 지난 지금 숙대신보는 학기 중 3ㆍ5ㆍ9ㆍ11월에 주간 발행을 시행한다. 매주 8면의 신문을 위해 기자들은 어떤 일주일을 보낼까.

지난 2005년 숙대신보 창간특집호에선 기자들의 일기장 형식으로 숙대신보 제작 과정을 다뤘다. 월요일 평가회의로 한 주를 시작한다. 원고 청탁은 학과 사무실과 동아리에서 추천받은 학우에게 직접 전화를 건다. 바쁜 취재로 눈을 감았다 뜨면 대망의 마감일인 금요일이 된다. 밤샘 마감 후 토요일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통해 조판 작업을 하는 일명 ‘맥실’에서 숙대신보 한 호가 탄생한다.

지금도 숙대신보의 일주일은 월요일 평가 회의로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편집실에 모일 수 없어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화요일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면과 유선 인터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했다. 마감일인 금요일에도 현장 취재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편집실에 출근하고 나머지 기자들은 온라인 문서를 통해 기사를 작성했다. 이번 창간특집호는 잠시 멈췄던 종이 신문 발행을 재개하고 새롭게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등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일상은 변해도 숙대신보의 여정은 여전히 바쁘다.
98기 서혜원 기자


3. <숙명인에게 직접 듣는 ‘2008 숙대신보’>
제1167호 창간 53주년 특집(2008년 11월 3일 발행)

 

본지는 지난해 발행된 숙대신보 창간특집호의 ‘숙대신보 성적표’ 기사에서 본지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을 조사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지난 2008년에 발행된 숙대신보 창간 53주년 특집 제1167호에서도 비슷한 기사가 보도됐던 것이다.

지난 2008년도 창간특집기사의 설문조사에선 950명의 학우가 본지를 평가하는 네 가지 기준에 각각 5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결과는 보도성 3.8점, 정보성 3.3점, 가독성 3.3점, 오락성 2.9점이었다. 당시 필진은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대체로 평이한 점수가 숙대신보만의 특색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 평가했다. 지난해 기사의 설문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평이한 점수란 사실엔 변함이 없었으나, 오락제공 영역에서 점수가 소폭 상승했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더욱 ‘흥미로운 숙대신보’가 되도록 노력한다면, 뚜렷한 특색을 가진 학보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두 기사에선 공통적으로 본지 홍보의 미흡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과거엔 본교 부지 내 숙대신보 가판대가 불균형하게 설치된 것을 지적했다면, 최근엔 디지털 매체를 통한 숙대신보 홍보 부족을 문제 삼았다는 점이 달랐다. 본지의 홍보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책은 시대상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사회발전에 예민하게 대응해 숙대신보의 문제점을 빠르게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98기 신유정 기자


4. <디자이너에서 소설가까지… 숙대신보가 만난 사람들>
제1227호 창간 56주년 특집(2011년 11월 7일 발행)

 

본지는 지난 2003년 3월부터 현재까지 매주 사람면 기사를 통해 여러 인물의 목소리를 숙명인에게 전해오고 있다. 올해는 여성 소셜아트크루 ‘엘도라도’, 산부인과 전문의 류지원 원장, 정세랑 소설가, 조희숙 셰프 등의 인물들을 사람면에서 다룬 바 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본지에선 어떤 인물들이 사람면에 등장했으며, 그때의 사람면은 지금과 어떻게 달랐을까.

지난 숙대신보 창간 56주년 특집 제1227호 ‘디자이너에서 소설가까지… 숙대신보가 만난 사람들’ 기사에선 그간 사람면에서 발행한 기사 중 일부를 발췌해 소개했다. 피아니스트 이루마, 소설가 박완서, 디자이너 장광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정희선 동문이 그 대상이었다. 다양한 직군의 명사를 다루는 것이 과거의 사람면과 현재의 사람면이 가지는 공통점이라면, 차이점은 기사의 제목에서 드러났다. 과거 사람면 기사의 제목들은 최근 본지의 제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성이 짙고 친근하며 시적인 경향이 강했다. 특히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멋쟁이가 되는 날까지 내 모험은 끝나지 않는다” 기사는 길이도 길지만 ‘멋쟁이’라는 구어체적 표현이 그 제목에서 사용됐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독자의 흥미 유발을 위해서 가끔은 이전의 기사들처럼 친근한 표현의 제목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97기 이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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