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정기자가 된 후의 본격적인 발간이었던 지난 9월, 수습기자일 때보다 훨씬 많은 분량의 기사를 맡았다. 하루 만에 일주일 치 강의를 몰아 듣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취재와 발간에 매달렸다. 중간고사가 있는 10월은 휴간이었음에도 취재 활동 때문에 밀린 전공 공부와 이해하지 못한 채 넘어간 교양수업들을 해치우느라 꽤 바빴다. 하지만 일주일의 7할 이상을 차지했던 숙대신보 활동을 잠시 멈추니 마음만은 여유로웠다. 그러던 중에 학교에서 온 소포를 받았다. 필자의 이름과 ‘문화부 정기자’라는 직함이 적힌 숙대신보 명함이었다. 초등학교 때 색종이로 만든 걸스카우트 명함을 제외한 필자의 첫 명함이다.

명함을 받고, 필자가 기사를 처음 쓰던 때가 떠올랐다. 주어 없는 문장, 핵심이 빠진 리드, 구어체의 문장이 만연했던 초고는 사수 선배와 편집장 선배에 의해 그야말로 뜯어 고쳐졌다. 필자의 바이라인을 걸고 나온 기사라는 것이 민망할 정도였다. 정기자가 된 지금도 수습기자 때의 기사에 비해 커다란 발전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정기자가 되면 기사 작성이 더 수월해지겠지’ 했던 기대와 다르게 기사를 쓸수록 고민이 늘고, 마감이라는 급한 불을 끄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여러 번의 발간을 거치면서 확실히 얻었다고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글과 말에 따르는 노력과 책임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기사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경험하며 기자들이 얼마나 고심해서 주제를 선정하는지, 취재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인터뷰 요청을 하고 또 거절을 당하는지, 기사를 쓸 땐 얼마나 많은 퇴고를 거치는지를 알 수 있었다. 기사 속 단어 하나에 담긴 고민과 관계자의 의견 한 마디를 기사에 싣기 전 거치는 복잡한 절차들이 기자의 책임감에서 온다는 것도 깨달았다. 필자는 이번 11월 발간부터 필자의 글 자체가 명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힘내보려고 한다. 이 명함에 따르는 책임감의 무게를 잊지 않기 위해 필자의 책상에 명함 한 장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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