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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정보학의 미래를 그리다, 'BIOINFO 2019'
김지선·송인아 기자  |  smpkjs9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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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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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기술 발전은 새로운 학문의 길을 열어 왔다. 최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생명과학자들도 유전 정보를 전보다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6일(월)과 27일(화) 양일간 ‘BIOINFO 2019’엔 생명정보학 발전을 이끄는 연구자들이 모였다. 의·약학과 생명과학, 컴퓨터 과학을 넘나들며 질병의 치료법을 의논한 현장을 전한다.

생물정보학이 궁금하다면
‘생물정보학’이라는 용어는 1970년대 초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 유전학 연구에서 생물정보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 1977년 DNA 염기서열 분석 방법들이 창안되며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생물학 정보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생물 정보학은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2000년대에 들어 새롭게 등장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방법(Next-Generation Sequencing)의 영향이다. 이 방법을 통해 연구자들은 다량의 DNA 염기서열 자료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생물정보학은 유전 정보 분석을 해야 하는 여러 분야에 적용되면서 생물정보학의 발전 가능성은 밝을 전망이다.

지난달 26일(월) 이화여자대학교 이삼봉 홀은 ‘BIOINFO 2019(이하 바이오인포)’ 참가자들로 붐볐다. 바이오인포는 한국생명정보학회, 이화여대 약학대학, K-Genome 사업단, 한국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이 공동 개최한 국내 최대 규모의 생물정보학 학술대회다. 이도헌 한국생명정보학회 회장은 이날 개회식에서 “생물정보학은 미래의 학문이자 새로운 융합 학문이기 때문에 후학 양성이 중요하다”며 “학문적인 교류뿐 아니라 생명정보인들의 소중한 만남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바이오인포의 주제는 ‘모든 사람의 생물정보학, 생물학과 의·약학에서의 인공지능’이었다. 바이오인포는 이삼봉 홀과 ECC 극장 두 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첫날엔 ▶유전체 정보학 ▶단백질 정보학 ▶질병 진단에 있어 딥 러닝 모델(Deep Learning Model)에 관한 강연이 이뤄졌다. 둘째 날엔 ▶학회 수상자 강연 ▶생물정보학의 통신망과 체계 ▶단세포 유전체 분석에 있어 생물정보학 ▶컴퓨터 기술을 사용한 생물정보학 ▶인공지능 기계 학습 ▶바이오 시너지(Bio Synergy)에 관한 발표가 이어졌다.

행사장은 전국 곳곳에서 온 참가자들로 가득했다. 전남대학교 생명과학기술학부 시스템생물학실험실 이성권 씨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궁금해 이번 학회에 참가했다”며 “최근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과 관련된 연구가 많은데, 생물학과 기계 학습을 어떻게 연결할지 배워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바이오인포에선 ‘한국생명정보학회 마크로젠 젊은 생명과학자상(이하 젊은 생명과학자상)’ 시상도 이뤄졌다. 암, 뇌 신경, 유전체 연구에서 중요한 성과를 내온 김상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젊은 생명과학자상을 수상했다. 강연에서 김 교수는 생물정보학이 의·약학에 활용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데이터 분석의 정확도와 활용 가능성을 꼽았다. 동시에 김 교수는 ‘생물정보학이 미래에 건강 관리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핵심어로 본 ‘BIOINFO 2019’

해석 가능성
 
기계 학습 방식이 적용된 컴퓨터로 도출한 결과가 순조롭게 사회에 반영되기 위해선 사람들이 기계의 판단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입력 정보에 컴퓨터의 결과 도출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계 학습에서의 해석 가능성’이라고 한다. 기계 학습에서의 해석 가능성은 신뢰의 측면에서 중요하다. 여태까지 기계 학습된 컴퓨터의 판단에선 근거가 되는 논리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미래 인류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모르는 컴퓨터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게 됐다. 이에 기계 학습된 컴퓨터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을 알 권리가 요청됐다. 

독성에 따른 붉은불개미 분류
생물정보학의 연구 대상엔 인간이 아닌 생물도 포함된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독을 지닌 동물 중 하나인 붉은불개미는 지난 2017년 부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국내 목격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붉은불개미는 높은 공격성을 띠는 종과 비교적 온순한 또 다른 종으로 나뉜다. 하지만 두 종류의 모습이 매우 유사해 구분하기 어렵다. 경상대학교 생명과학부 연구팀은 스페인의 붉은불개미 자료를 활용해 두 종류의 개미를 구분할 수 있는 유전 정보를 정리했다.

암 환자의 유전 정보 분석
암 유전체학은 암의 발병 원인을 유전 정보의 이상으로 보고 발병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유전 정보 분석에 생물정보학의 연구가 도움을 준다. 이번 행사에선 생물정보학의 기법을 사용해 암 유전체학을 연구한 김태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에게 한국생명정보학회의 최고상인 온빛상이 수여됐다. 김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을 이용해 암 환자의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등 현재까지도 생물정보학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항우울제 반응 예측
우울증의 치료가 어려운 요인 중 하나는 항우울제의 치료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항우울제가 효력을 나타내는 데는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전까지 투약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워 우울증 치료가 어려워진다. 바이오인포에서 고려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에게 항우울제를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의 정도를 예측하는 프로그램(AntidepressantResponse Prediction Network, 이하 ARPNet)을 소개했다. 고려대 연구팀은 “기존 예측 프로그램은 항우울제의 한 종류의 효과 발현 여부만을 분석할 수 있었고 그 효과 정도도 확인할 수 없었다”며 “ARPNet에선 여러 약물의 복합적 효과를 고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 정도도 절대적으로 측정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학술대회의 문을 두드리세요”
대학 강의실에선 생물정보학을 배울 기회가 적음에도 이번 학술대회엔 젊은 연구자가 다수 참석했다. 대학정보공시 웹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이번 해 ‘생물정보’ ‘생명정보’ ‘바이오인포매틱스’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개설된 전공은 아직 9개 학과에 불과하다. 이번 학회에 참가한 차의과학대학교 이은별 씨는 “새로 생긴 연구실에서 근무하다 보니 다른 분들과 교류할 기회가 없어서 여러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서 들은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한 딥 러닝 강의가 기억에 남아 남은 기간에도 이를 중점적으로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학술대회는 학계 내부는 물론 관련 업계의 상생에도 도움을 준다. 정보기술 업계에선 자사의 전자제품을 알리고 참가자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학술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컴퓨터 기술이 활발히 사용되는 생물정보학 연구실의 전자제품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 업계 관계자는 생물정보학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가진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학술대회에 참석하거나 학술대회를 후원했다. 본지 기자단은 바이오인포에서 의약 업계 관계자가 교수에게 ‘빅데이터 처리를 할 줄 아는 석사가 있으면 우리 회사에 지원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건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볼 수 있었다.

학술대회와 친숙하지 않은 학부생의 학술대회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되고 있다. 한국생명정보학회에선 사전 신청과 소정의 심사를 거친 학부생에게 바이오인포 입장료를 지원했다. 학부생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바이오인포에 참가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욱진 씨는 “연구실로부터의 금전적인 지원이 없고 포스터 발표도 하지 않는 학부생의 입장에선 돈만 내고 혼자서 학회에 가면 외부인처럼 느껴진다”며 “학회 차원에서 학부생의 참가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근엔 학술대회에서 신생 학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행사도 이뤄지고 있다. 이번 바이오인포의 둘째 날엔 ‘제1회 생물정보 빅데이터 분석 UCC 공모전’ 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이날 본교 기초공학부 학회 ‘비더원(Be The One)’의 김예림, 안세원, 이예림 학우(기초공학 19)로 구성된 팀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학우는 “생물정보학 분야의 진로를 희망하고 있는데 이번 학술대회가 꿈을 구체화할 수 있는 계기가 돼 좋았다”고 전했다. 안 학우는 “참가자의 대부분이 대학원생이나 대학 3, 4학년이어서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번 경험이 다음에도 공모전에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학술대회는 배움을 좋아하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다. 책이나 논문에서만 접하던 학자를 직접 만날 수도 있고, 아직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을 정도로 최근의 연구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학술대회를 어렵게만 생각했다면, 관심 있는 학문 분야를 시작으로 학술대회에 참가해 보는 게 어떨까?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시 사항 없이도 컴퓨터가 스스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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