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자료의 무단 도용문제 심각, 신체적 성폭력 피해자는 1%도 안돼

최근 일간지에서 보도된 ‘여대생 성폭력 피해’ 관련 기사에 우리 학교의 이름이 오르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일보, 스포츠조선에서는 여대생 성폭력 피해 관련 기사를 보도하며 우리 학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한 교내 설문조사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했다. 사용된 자료는 우리 학교 성평등상담소에서 학부 재학생 2,5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성의식 및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이다. 설문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23.3%인 543명이 (언어적ㆍ비언어적)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그 중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연합뉴스의 기사였다. 지난 22일 연합뉴스에서는 <여대생23% “성폭력 피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가 문제가 된 이유는 ‘성폭력’에 대해 언어적, 정신적 폭력까지 포함한다는 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않아 오해의 소지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또한 ‘숙명여대 5명 중 1명 이상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과장 보도한 점도 문제가 됐다. 기사에 사용된 설문조사는 우리 학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교내ㆍ외에서 겪었던 (언어적ㆍ신체적)성폭력 피해를 조사한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가해자를 묻는 질문에 모르는 사람53.2%(284명), ‘조금 아는 사람’ 14.8%(79명), ‘선배’ 10.9%(58명), ‘교수’ 3.6%(19명), ‘강사’ 2.1%(11명)의 순으로 답했다. 이는 자칫 교내에서 심각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해 성평등상담소의 관계자는 “실제로 성추행 등의 신체적인 성폭력 피해 경험자는 전체 학생의 1%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에서는 설문 조사의 결과에 대해 우리 학교 성평등상담소가 설문 조사 내용을 ‘밝혔다’며 해당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성평등상담소 측에서는 “사실이 아니다. 밝힌 바 없다.”고 말했다. 자료가 노출된 경위는 성평등상담소가 조사 결과를 성평등상담소의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을 기자가 무단으로 다운받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에서는 기사를 작성한 연합뉴스의 임은진 기자와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회피했다. 한편 같은 날 세계일보에서도 대학가 성희롱 문제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를 작성한 세계일보의 조수영 기자는 “앞서 보도된 연합뉴스의 기사를 통해 자료를 접한 뒤, 학교의 홍보팀에 자료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기사를 접한 학우들은 학교의 자료가 외부에 유출 된 점에 대해 놀라워하는 동시에 불쾌해 하고 있다. 조윤경(인문 04) 학우는 “우리 학우들이 가십거리가 되기 전에 학교에서 미리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임자경(경제 03) 학우는 “우리 학교가 좋지 않은 내용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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