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여기가 학교에요?” 중학생이었던 필자에게 일주일에 3번 이상은 법원에 놀러가 재판을 방청하는 것을 봐온 법원 경위가 한 말이다. 2012년 11월 20일, 한 번의 국민 참여 재판을 계기로 검사라는 꿈이 생긴 지 7년이 지났다. 재판에서 느껴지는 강한 무게감과 책임감, 다양한 사회문제들의 종착점이 되는 법원이 필자에겐 학교 그 이상의 공간이었다. 항상 법원에 들르면 새로운 피가 몸 안에 도는 듯이 설렜다.

‘꼭 법정에서 일하는 사람이 돼야지.’ 밤에도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법원과 검찰청을 바라볼 때면 언젠간 필자도 저 중 한 명이 될 것이라 다짐했다. 말과 글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필자는 논리정연한 말과 글로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재판에서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와 검사의 모습을 볼 때면 멋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서 숙대신보에 들어오게 됐다. 말과 글로 많은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기 때문이다. 학보사 기자 일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다. 기사 작성뿐 아니라, 모집부터 창작, 진행, 검토까지 신문발행에 필요한 모든 일을 대학생 신분인 기자들이 담당하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숙대신보 제1367호에 실린 <길 잃은 아이들, 여성 가출 청소년> 기사가 신문에 실린 것을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기사에 실린 문장엔 필자가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다양한 생각들이 숨 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 안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론 느끼지 못하는 강한 성취감이었다.

필자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단순하다. 이 일을 하면 행복하기 때문이다. 기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들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기에 더없이 소중하다. 또한 숙명을 대표 하는 언론기관이라는 것, 사랑하는 숙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에도 사명감을 느낀다. 이러한 가치들이 결론적으로 필자를 살아가게 한다. 학교 밖의 더 많은 경험을 갈망했던 7년 전의 필자에게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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