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얼마 전 영화 「오만과 편견」을 시청했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신사 ‘다아시’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당시 상속법에 따르면, 딸은 부동산을 상속받을 수 없었고 자유롭게 직업을 가질 수도 없었다. 따라서 여자들은 생존을 위해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제도 속에서 엘리자베스의 자매들은 좋은 남자에게 선택받기 위해 미모를 가꾸고 교양을 쌓는다. 또 무도회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해줄 코르셋과 드레스를 입는다. 자국의 제도와 문화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중국에서는 10세기부터 1000년 동안 전족 문화가 존재했다. 여자의 발이 작을수록 미인이라고 여겨 4, 5세부터 발을 묶어뒀다. 상당히 고통스러웠지만, 여자들은 자신의 작아진 발을 보고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로는 이해하기 힘든 제도와 문화를 과거 사람들은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였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규범과 제도, 문화 등 우리에게 ‘상식’으로 통하는 것들도 50년, 100년 후의 사람이 보면 터무니없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당연한 ‘상식’이 사실 약자를 억압하는 ‘편견’은 아닌지 항상 의심해보고 재고해야 한다. 한때 필자는 필자 자신에게 비관적인 평가를 하곤 했다. 이 사회에서 매력적으로 느끼는 외모가 아닌 것 같아 사회의 기준에 맞게 자신을 꾸몄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착하고 밝은’ 성격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는 사이 진정한 나 자신은 사라져갔고 나는 고통스러웠다. 지금은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나 자신을 드러내려 노력 중이다. ‘상식’은 언제나 변화하고 불완전한데 그에 맞춰 살아가기 위해 고통받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사랑에 빠진다. 작가 ‘제인 오스틴’은 이 작품을 통해 편견을 없애야 대상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가치를 전하려 했다. 현재의 상식이 미래에서 볼 때 잘못된 ‘편견’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변화하는 ‘상식’ 대신 변치 않는 가치들을 따라야 할 것이다. 여자는 선거할 수 없다는 ‘상식’을 거스르고 평등이라는 가치를 외쳤던 서프러제트처럼, 상식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이 믿는 가치를 따라 용기를 낸다면 미래 후손들에게 덜 부끄러운 모습이 되지 않을까.

 

김민지 (경영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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