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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의미[3분 독서]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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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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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는가? 아무리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딱 부러지는 대답을 내놓기 어려운 질문이다. 도마 안중근 선생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했고, 프랑스의 작가 샤를 단치는 독서를 통해 죽음에 맞서 결국 불멸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굳이 이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재미를 찾기 위해, 누군가는 지식을 구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왜 책을 읽는가? 책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는 책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 떠나는 모험에 관한 이야기다.

고서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주인공 린타로는 책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이다. 할아버지의 고서점은 셰익스피어, 뒤마, 스탕달, 니체 등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작가의 작품으로 가득했고, 외톨이인 린타로는 서점에 틀어박히기 일쑤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린타로는 유일한 피난처이자 안식처였던 서점을 떠나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데……. 책을 정리하던 린타로 앞에 인간의 말을 하는 고양이 ‘얼룩’이 나타난다. ‘얼룩’은 갇혀있는 책을 구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린타로를 서점 안쪽의 신비한 통로로 안내한다.

린타로가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더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지식인이다. 그는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며, 한 번 읽은 책은 커다란 자물쇠가 달린 책장에 넣고는 다시는 꺼내보지 않는다. 수많은 책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높은 지위를 얻은 지식인에게 린타로는 책은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책의 힘일 뿐, 그의 힘이 아니라고 일갈한다. “지식인은 실천하는 지성이다”라는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처럼, 행동 없는 지식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골동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린타로가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책을 효율적으로 읽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자다. 그는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속독법을 개발하고 줄거리를 요약한다. 학자는 사람들이 읽지 않는 이야기는 언젠가 잊혀지는 법이라며 자신이 하는 일은 곧 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마치 유행하는 가요를 듣는 것처럼, 누구나 가볍게 걸작을 읽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학자에게 린타로는 독서의 즐거움이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오르기 힘든 산일 수록 아름다운 경치를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문장을 음미하고 행간에 담긴 뜻을 헤아리는 ‘어려운’ 독서가 가져다주는 진정한 ‘즐거움’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린타로가 세 번째로 만난 사람은 책을 상품으로 여기는 출판사 사장이다. 그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책을 더 많이 팔지 고민하며, 그러기 위해 세상이 원하는 책, 잘 팔리는 책을 만든다. 문제는 ‘가치 있는’ 책과 ‘인기 있는’ 책은 전혀 다르다는데 있다. 바쁜 일상에 쫓기듯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렴한 책, 가벼운 책, 자극적인 책을 찾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결국 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감동의 깊이가 아닌 판매 부수에서 책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장에게 린타로는 책에 담겨 있는 교훈이야말로 책의 본질이라고 강변한다. 시대를 초월하여 교훈을 전하고 감동을 선사하는 불후의 명작은 좋은 책을 출판하기 위한 출판사의 고민과 좋은 책을 고르기 위한 독자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다는 것이다. 린타로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상처받은 책 자신이다. 오래전부터 이미 학습과 오락의 대상으로 전락한 책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책은 묻는다. 왜 책을 읽는가? 린타로는 대답한다.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는 것이 책의 힘이라고.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면 안 된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 당연한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란 매우 어렵지만, 책을 읽으면 쉽게 알 수 있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에서, 책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일깨우고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용기와 지혜를 전하는데 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왜 책을 읽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결국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인 것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책을 읽는 이유와 목적은 사람마다 모두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번쯤은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책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 당신은 왜 책을 읽는가?

 

권우성 화공생명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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