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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돌보는 공부를 위하여[3분독서]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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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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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학에 진학하는가? 공부하기 위해서이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대학에 오니 교수들이 학생들한테 얘기한다. 대학에서도 방심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이때 꼭 한 번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가 있다. 도대체 ‘공부’란 무엇인가? 공부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공부가 절대명령이 된 사회. 이 책은 바로 이 현실을 다루고 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한국사회에서 ‘공부’가 왜곡된 이유를 설명한다. 오랫동안 학교와 교육 문제에 천착해온 저자의 내공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공부할 이유가 사라져 버리고, 자기계발이 공부의 전부인 것처럼 치부되는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다. 왜 우리 사회가 ‘공부 공부’를 외치게 됐는지,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책의 나머지 부분은 진정한 의미의 ‘공부’가 무엇인지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공부는 기본적으로 ‘자기 배려’의 공부여야 하고, ‘기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한편에서는 안정적이고 월급 많이 주는 직장을 얻기 위한 준비가 공부라고 얘기한다. 아주 현실적인 조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꿈을 키워라, 도전해라, 재미있는 것을 해라 등과 같은 얘기를 한다. 얼핏 그럴듯해 보이지만 공허한 얘기로 들릴 수밖에 없다. 

저자의 조언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 놓여있다.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자기계발서의 주문을 반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꿈을 좇으라는 식의 공허한 얘기를 늘어놓지도 않는다. 기존의 교육은 엉터리니 전부 폐기하고 새롭게 진짜 공부를 하자고 무책임하게 강변하지도 않는다. 신분 상승이나 자아실현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말하는 대신, 그것만으로는 공부할 ‘동기’를 부여할 수 없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제안은 기존 교육의 폐기나 보완이 아니라,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기 한계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 나의 한계를 알아야 나를 돌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자아실현이나 자기계발에서 “자기에 대한 배려/돌봄”으로의 전환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한계에 도달해 보기 위해 고통스러운 시간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공부가 무조건 재밌다고 강변하는 게 아니라, 지루한 극기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지루한 노동으로서의 공부를 맹목적으로 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공부는 당연히 기뻐야 한다. 자유와 창조의 기쁨, 향유의 기쁨, 그리고 성장의 기쁨. 이것이 바로 공부의 원동력이다. 그렇다고 나만 성장하면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사회’를 언급한다. “사람 한 사람이 해방되고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공동선이 되는 사회”로 나아갈 때 ‘좋은 삶’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공부하는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니다. 그보다는 더 넓은 의미의, 삶의 전 과정에서의 공부를 다루고 있다. 앞으로 수년간 대학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은 물론이고, 졸업을 목전에 둔 학생에게도 권할 만하다. 공부는 학생일 때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친구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듯 쓰인 291쪽짜리 단행본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며 스스로도 많이 배웠다. 나도 진로 지도를 하는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라고 얘기해줘야 하는지는 늘 어렵다. 공부 열심히 해봐요, 많이 경험해 보세요…. 뻔한 얘기만 늘어놨던 것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해 본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은 더 자신 있게 ‘공부 열심히 해라’라는 말을 학생들에게 건넬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일방적인 조언이 아니라, 고민하고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다.

홍성수 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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